연구 결과들을 평가하기 위해 ‘회귀분석’에 대해 알아보자. 회귀분석은 대표적인 데이터 분석 기법의 하나다. 이해를 위해 머릿속에 그래프를 그려보자. 가로축에는 소득을, 세로축에는 행복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행복지수)를 표시한다. 이제 각 나라의 소득과 행복지수를 짝 지워 그래프에 점으로 찍는다. 예컨대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달러이고 행복지수가 1.25이면 가로로 2만달러, 세로로 1.25인 지점에 점을 찍는 것이다. 한 나라에 점 한 개씩을 찍어 놓고, 그 점들이 보여주는 소득과 행복지수의 관계를 한 개의 선으로 대표하도록 하는 것이 회귀분석이다.
첫 번째 주장은 여러 나라의 1인당 소득 수준과 행복지수를 모아 회귀분석을 한 결과다. 회귀선의 모양을 보니 소득이 높은 나라일수록 행복지수가 높기는 한데, 소득이 늘 때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정도가 소득이 높아질수록 작아진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소득에 대해 어떤 ‘만족점’이 있어서 만족점 이상으로 소득이 올라가면 더 이상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소득이 늘 때 행복 수준도 올라간다는 두 번째 주장 역시 회귀분석을 했지만 ‘패널데이터’ 분석기법을 사용한 점이 다르다. 이 데이터는 각 나라 여러 가계들의 소득과 행복지수를 담고 있다. 첫 번째 주장의 데이터가 한 나라에 한 쌍의 자료(1인당 소득 수준, 행복지수)만 있다면, 두 번째 데이터는 한 나라에 가계 수만큼 여러 쌍의 자료가 있는 셈이다. ‘패널(panel)’은 사각형 판을 뜻하는데, 나라별 자료를 기입한 모양이 ‘판’처럼 생겼고 전체 데이터가 이런 ‘판’을 모아놓은 형태여서 패널데이터로 불린다. 패널데이터 분석기법 중 두 번째 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나라별 전반적인 행복 수준의 차이를 인정하고 회귀선을 구하는 방법이다. 그 결과 소득이 높은 가계일수록 행복지수가 높은 경향이 발견되더라는 것이 두 번째 주장이다.
결론적으로 국가의 평균적 행복 수준이라는 개별 특성을 걸러내고 소득과 행복지수의 관계를 보인 두 번째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더 주목할 것은 바로 그 나라별 행복 수준의 차이일지도 모르겠다. 두 번째 연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전반적 행복 수준은 최하위권이다. 우리는 왜 남들보다 덜 행복할까, 아직 데이터가 답해주지 못한 질문이다.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 교수 sejinmin@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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