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S4 등 일부 고가 스마트폰에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해외에서 갤럭시S4 배터리가 부풀어올랐다는 사고 역시 중국산 제품을 쓴 게 원인으로 알려졌다.이 같은 사실은 삼성전자에 스마트폰용 배터리를 공급하는 삼성SDI에 의해 확인됐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인터배터리2013' 행사장을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외에서 폭발사고로 문제가 된 갤럭시S4는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제품으로 보인다"며 "(중국산은)안전성에 문제가 있어 쓰지 말아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유럽 등 해외에선 '갤럭시S4의 배터리가 갑자기 부풀어올랐다'는 내용의 사건이 잇따라 보고됐다. 다만 홍콩에서 충전 도중 폭발한 배터리는 정품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생긴 제품을 수거해 조사하고 있다"고만 밝히고 있을뿐 아직까지 구체적인 이유를 내놓지 않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박 사장의 이날 발언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그는 "삼성SDI도 갤럭시S4용 배터리를 공급했지만 우리 제품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배터리 업계는 단 한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망칠 수 있어 한 건의 사고도 용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의 발언으로 갤럭시S4에 중국산 배터리가 탑재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업계에선 그동안 삼성전자가 고가의 스마트폰에는 삼성SDI 배터리만 사용해온 것으로 판단해왔다.
삼성SDI는 스마트폰 배터리로 사용하는 소형 리튬이온전지 시장에서 세계 1위 회사다. 지난 해 25.1% 점유율로 일본 파나소닉(20.7%)을 제치고 처음 선두에 올랐다. LG화학, 소니, 중국 ATL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국내에 판매하는 고가 스마트폰의 경우 삼성SDI 제품을 쓰고 해외 일부 국가에 들어가는 모델은 중국산을 혼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이 분기 당 8000만대 이상 팔리기 때문에 삼성SDI 제품만으로는 물량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한 가지 부품만을 쓰게 되면 생산 차질이 생겼을 때 문제가 커진다"며 "배터리 뿐만 아니라 다른 부품도 다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보다 판매량이 크게 뒤지는 LG전자도 해외 일부 모델은 LG화학 배터리가 아닌 일본, 중국산을 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다만 G2 같은 고가 스마트폰이 아닌 보급형 모델에 한해 10% 미만 수준에서 중국산 배터리를 쓰고 있다. 팬택은 베가 스마트폰에 삼성SDI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산이라고 해서 질이 낮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면서도 "일반적으로는 중저가 보급형 모델에 중국산을 많이 쓴다"고 말했다.
이날 박 사장은 현대자동차 측에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 협조 요청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확실한 세계 1위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니까 배터리 시대가 오면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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