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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희 기자/ 사진 김치윤 기자] "믿었던 사람에게 받는 오해가 가장 아프죠."
'청순의 대명사'로 꼽히는 배우 손예진(32).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맑은 피부와 단아한 외모는 데뷔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대중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그렇다고 손예진이 얼굴만 예쁜 것은 아니다. '클래식'부터 '타워'까지 다양한 작품을 통해 배우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올해 손예진에게는 '청순' 대신 '스릴러 퀸'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전망이다. 손예진은 10월24일 개봉을 앞둔 영화 '공범'에서 인생 최대의 감성 연기를 펼치며 실신 직전까지 끌어올리는 열연을 펼쳤다. 예쁘게 보이는 것을 포기하고 감정에 충실했다는 손예진. 그는 최근 한경닷컴 w스타뉴스와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공범'은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유괴 살인사건 공소시효 만료 15일 전, 범인의 목소리를 듣고 아빠를 떠올리게 된 딸 다은(손예진)이 잔인한 의심을 하게되는 이야기를 그려낸 감성 스릴러다. 이 영화는 아버지, 가족을 의심한다는 설정이 눈길을 끈다.
손예진은 '공범'에 대해 "딸이 아버지를 의심하게 된다는 설정이 색다르면서도 솔직히 겁이 났어요. 이야기만 보더라도 '감정적으로 힘든 장면이 많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어요. 또 이 역할은 함께 호흡을 맞출 아버지 역할이 가장 중요했는데 김갑수 선배님이 연기를 너무 잘 해주시고 호흡을 맞춰주셔서 배려 덕분에 잘 끝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 무의식 속에는 '가족'이라는 존재는 무조건 믿어야 하는 존재잖아요. 그런데 어느 날 영화를 보는데 유괴범이 아버지와 목소리가 똑같고 또 여러 가지 정황들이 맞아떨어지면 세상이 와르르 무너질 듯이 두렵지 않을까요. 아닌 척하지만 속으로는 의심을 하는 모습. 진짜 가족을 의심한다는 것은 가장 잔인한 거 같아요. 또 의심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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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손예진의 모습은 사뭇 진지하면서도 어딘가 어두워 보였다. 바쁜 스케줄 탓도 있었지만, 영화에 쏟아부은 당시 감정이 떠올라서인지 조금은 슬퍼 보이기까지 했다. 손예진은 "알고 있었지만, 감정 조절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저는 원래 촬영하기 전에 하루 정도 감정을 올려놓는 편인데. 이번 작품은 감정이 너무 쎄서 그런지 진이 빠지더라고요.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너무 우울함에 빠지니까 이러면 안 되겠다 싶더라고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기 위해 평소 생활할 때는 '나답게' 최대한 쾌활하게 생활하려고 노력했어요. 또 촬영이 들어가게 되면 한 30분 정도에 텀을 두고 감정에 몰입했죠. 그래도 감정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탈진까지 하게 되더라고요. 사실 몇몇 장면은 더 욕심부리고 싶었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더라고요. 눈앞이 캄캄한 순간도 있었죠."
'공범' 속 손예진의 연기는 그동안 보여줬던 연기와 차원이 달랐다. 아버지가 유괴범일지도 모른다는 잔인한 의심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손예진은 극도로 예민한 연기를 펼치며 시선을 압도한다. 아버지에게 의심을 털어놓는 순간 손예진의 포효는 눈이 충혈될 정도로 감정을 끌어올리고 있다. 손예진은 더이상 '예쁜'이 아닌 진짜 배우였다.
"다은의 연기는 제가 한 역할 중 가장 솔직한 연기였던 것 같아요. 물론 감정적인 면에서 완급 조절이 필요한 부분도 있고 복합적인 감정이 있었지만, 저와 비슷한 면이 많아서 그런지 공감대가 생기더라고요. 솔직히 저는 속으로 많이 담아두고 참는 편인데 그런 부분이 비슷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은 캐릭터와 나를 동격으로 생각하며 '나 같으면 이랬을 것 같다'라고 생각하며 가장 솔직하고 극적이게 연기를 마음껏 표현해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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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향해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의심을 했던 다은의 마음을 공감했다는 손예진. 그렇다면 실제로 손예진이 누군가를 잔인하게 의심한 순간은 없었을까. "저는 의심은 별로 해봤던 기억은 없고요. 대신 생각이 좀 많은 편 같아요.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해서 제멋대로 그 사람의 이미지를 생각할 때가 있죠. 하지만 허당이라서 그런지 안 맞을 때가 더 많고 내가 미리 생각한 이미지를 금방 까먹어요. 똑똑해지려고 노력은 하는데…. (웃음)"
반대로 손예진이 누군가에게 잔인한 의심을 받아본 적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배우로서는 많은 루머들을 감수해야 할 것이고, 인간 손예진으로서도 누군가의 오해를 피해갈 수는 없으니.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오해는 믿었던 사람들에게 받는 것 같아요. 특히 여자들은 수다를 떨다 보면 제일 친한 친구들에게 비밀들을 털어놓잖아요. 근데 그 친구에게만 털어놓은 이야기가 나중에 남에게서 들릴 때. 엄청난 배신감이 들더라고요. 또 믿었던 사람들이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나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하고 다닌다는 것을 들었을 때 속상하죠."
"그런 면에서 대중분들의 악플은 이해되는 부분도 있어요. 지인들도 오해가 생기는데 대중분들이 나를 오해하시는 부분은 더 크겠죠. 사실 연예인들은 오픈된 사람들이지만 매일 웃을 수만은 없잖아요. 저 역시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은 그냥 멍하게 있을 때가 있는데 그 순간을 본 사람들은 '재는 맨날 저럴 거야'라는 오해가 생기게 되겠죠. 순간의 오해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루머를 만들더라고요. 사실 나는 그렇지 않고 다양한 면이 있는 사람인데…. 그런 오해를 풀 방법을 알지 못해 안타까울 때도 있죠."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속상하고 상처 입은 적도 많았지만 행복한 적이 더 많았다고 말하는 손예진. 그의 모습을 보며 더 이상 CF 속 자전거를 타는 청순한 여배우가 아닌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성숙한' 어른이라는 면이 보이기 시작했다. 앞으로의 작품이 더 기대되는 여배우.
"매 작품마다 끝나면 쉬어야지 마음은 간절한데 좋은 작품을 만나면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요. 또 힘들게 작품을 끝내고 뒤에 항상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작품을 한 게 내 재산이자 남는 것이고 개발의 시간인 것 같아요. 하지만 충천의 시간이 필요하겠죠. 조만간. (웃음) 모든 배우가 다 그럴 것이 좋은 작품을 보면 힘든 것 보다는 하고 싶다는 열정이 샘솟는 느낌. 앞으로 좋은 작품으로 열정을 쏟아 관객분들을 찾아뵙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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