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맘 프로젝트] 건강 지키려면, 육미(六味) 균형 있게 섭취해야

입력 2013-10-23 16:36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는 말처럼 흔히 건강에 좋은 것 중에는 맛 없는 것들이 많고, 맛있다고 느끼는 음식들은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동양사상에 의하면 음식 고유의 맛들은 인체 각 장부들과 연관되어 있어 적절히 잘 섭취하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보았습니다.
 
기본적으로 맛은 신맛, 쓴맛, 단맛, 매운맛, 짠맛으로 표현되는데, 여기에 떫은 맛을 더해 여섯 가지 맛, 즉 육미(六味)라고 합니다. 또한 이 육미가 여섯 개의 장부(간장과 담낭, 심장과 소장, 비장과 위장, 폐장과 대장, 신장과 방광, 심포와 삼초)에 영향을 준다고 보았습니다.

신맛의 경우 간장과 담낭에 작용해 간장과 담낭을 튼튼하게 만들어줍니다. 또한 신맛은 생각만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게 할 만큼 식욕을 돌게 하는데, 이런 이유로 밥 맛이 없고 몸이 나른해 의욕이 없을 때도 도움이 됩니다.
 
귤, 포도, 개고기, 오미자, 깨, 보리, 팥 등이 신맛이 나는 식품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신맛을 지나치게 섭취할 경우에는 오히려 간을 상하게 할 수 있으며 살이 많이 찐 사람들의 경우 신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식욕을 자극해 살이 더 찔 수 있습니다.
 
쓴 맛의 경우 심장과 소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흥분된 것을 가라앉혀주고 열을 내리는 데 좋습니다. 수분대사를 좋게 만들어 불필요한 수분을 배출시켜주고, 염증 완화에도 효과적입니다. 쓴맛을 내는 식품에는 상추, 쑥, 씀바귀, 은행, 도라지, 더덕, 영지, 홍차 등이 있는데, 이 역시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폐와 뼈가 상할 수 있어 적정한 양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맛은 비장과 위장에 작용해서 식욕을 돋우며 소화를 잘 되게 해주며 기운을 나게 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단 음식을 먹고 푸는 사람들도 있는데, 단맛은 긴장을 완화시켜주는 효능이 있어 마음이 들뜨거나 급하고, 화가 났을 때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감상신(甘傷腎)’의 원리로 단 것을 너무 많이 먹게 되면 신장 기능이 나빠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단맛을 즐기게 되면 몸 속에 습한 기운이 정체되면서 몸이 붓고 살이 찌게 되고, 당뇨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단맛 식품으로는 감, 대추, 인삼, 꿀, 고구마, 갈근, 소고기, 닭고기 등이 있습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맛인 매운맛은 폐, 대장과 관련이 있으며 열과 땀을 나게 하고 맺힌 것을 풀어주는 발산 작용을 합니다. 정체된 기운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화가 나고 가슴이 답답할 때 매운 음식을 먹고 땀을 흘리면 가슴이 뻥 뚫리고 머리 속이 시원해지는 것도 발산 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매운 음식은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어서 차고 습한 기운을 몰아내는 데도 효과적이라 찬 기운이 침범해 생기는 감기 같은 질환에는 생강이나 파 뿌리 같은 매운 맛의 식품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이 외에도 매운맛 식품에는 파, 양파, 생강, 후추, 박하, 무 등이 있는데, 위장이 약하거나 체질적으로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과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짠맛은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는 등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강한데 짠맛도 적절히 섭취하면 신장과 방광을 튼튼하게 하고 뼈의 생성을 돕습니다. 떫은맛은 심포와 삼초의 기능을 좋게 해주는데, 심포와 삼초는 무형의 장부로 에너지, 신진대사, 감정 등을 주관하는 곳입니다.
 
즉 떫은맛을 적당히 섭취하면 여러 장부를 조화롭게 하고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데, 떫은맛이 나는 식품으로는 녹두, 옥수수, 토마토, 바나나, 오이, 우엉, 감자, 토란 등이 있습니다. 떫은맛 역시 수렴작용이 강해서 과하게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김소형 <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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