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투자자 당분간 혼란 예상
이달 초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부 폐쇄)의 영향으로 주요 경제지표가 왜곡돼 미국 정책 입안자와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이 정확한 경제 상황을 가늠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자동차 운전자가 계기판이 고장 난 차를 운전하게 된 셈”이라고 꼬집었다.
셧다운으로 가장 크게 왜곡될 것으로 우려되는 지표는 고용지표다. 지난 22일 발표된 9월 고용지표는 셧다운 이전의 상황을 반영한 수치여서 왜곡되지 않았지만 10월 지표부터는 얘기가 다르다. 수십만명에 달하는 공공부문 근로자들이 대거 고용시장을 빠져나갔다가 재진입했기 때문. 따라서 10월 지표는 이들이 빠진 채, 11월 지표는 다시 포함된 채 조사가 이뤄진다. 12월 지표가 나오는 내년 1월 초까지는 고용시장 상황을 정확히 판단할 수 없게 된 셈이다.
문제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양적완화 등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중시하는 지표가 고용지표라는 점이다. Fed는 지난 5월부터 채권매입 프로그램의 규모 축소(테이퍼링) 시기를 저울질하면서 실업률,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 수 등 월간 고용지표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셧다운으로 이 수치가 왜곡돼 최소 내년 1월까지는 테이퍼링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양적완화에 의존해 상승세를 이어온 미국 주식시장도 당분간 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고용지표를 보고 테이퍼링 시기를 가늠해야 하는데 당분간 정확한 수치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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