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실적] 반도체 '직진' 본능 살아났다…3년 만에 영업익 2조원 대 복귀

입력 2013-10-25 15:10   수정 2013-10-25 15:40

지난 3년 간 스마트폰 견인차에 의지해 끌려가던 삼성전자 반도체가 다시 질주 본능을 깨웠다.

12분기 만에 2조원 대 영업이익을 회복하며 스마트폰과 함께 삼성전자 영업이익 10조원 개막에 주역을 담당했다.

반도체 영업이익은 2010년 3분기 3조4200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10분기 넘게 줄곧 1조원 초·중반대에 머물렀다. 지독한 업황부진으로 지난해 1분기에는 7000억까지 내려앉았다.

부활 조짐은 지난 2분기부터 나타났다. PC용 D램을 중심으로 가격이 두 배 가까이 급등했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폭발하면서 모바일용 D램 수요도 크게 늘었다.

2분기 영업이익은 8분기 만에 1조5000억원을 넘어(1조7600억원) 반도체 상승 주기에 들어섰음을 알렸다.

3분기에는 지난 달 발생한 SK하이닉스 중국 우시공장 화재가 뜻밖의 호재로 작용했다. 세계 PC D램 시장의 15%를 차지하는 우시공장 화재로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서 D램 값은 또 다시 급등했다.

반도체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0월 상반기 주요 D램 제품 가격은 1.84 달러로 지난 달(1.72)보다 7% 상승했다.

변한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 우시공장 화재로 공급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올라 D램 업체들이 수혜를 입었다"며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PC용 D램 비중이 하이닉스나 마이크론만큼 높지 않아 상대적으로 수혜폭이 크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D램 메모리와 더불어 반도체 사업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하고 있는 시스템LSI는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보이지 못했다.

최대 고객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갤럭시S4 등 주력 스마트폰에 엑시노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퀄컴 스냅드래곤 제품을 병행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4분기에는 스마트폰 신제품 판매 확대에 따른 모바일AP와 고화소 이미지센서 수요 증가에 힘입어

시장에서는 4분기에도 반도체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램 가격 상승과 함께 시스템LSI 쪽에서도 신제품 출시에 따른 모바일AP와 고화소 이미지센서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변 연구원은 "우시공장 화재에 따른 가격 상승 여파가 4분기에도 반영될 것"이라며 "삼성전자도 PC용 D램 비중을 늘리고, 가격 역시 공격적으로 운영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4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은 2조원 대 후반까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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