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깜짝 성장'
민간소비·설비투자 등 내수 선전에 힘입어
원화 강세 변수…'저성장 탈출' 기대 일러
3분기 한국 경제가 전년 동기 대비 3.3% ‘깜짝’ 성장했다. 전기 대비로는 1.1%의 호조세다. 수출이 다소 부진한 대신 민간 소비와 설비 투자 등 내수가 선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잠재성장률을 밑돌고 있는 만큼 경기 회복을 외치기엔 성급하다는 지적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과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부 폐쇄) 여파로 인해 4분기도 안갯속이다.
○예상외의 선전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실질 GDP는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2011년 4분기(3.4%) 이후 7분기 만의 최고치다. 전 분기 대비로는 지난 2분기와 같은 1.1% 성장률을 나타냈다. 2011년 2분기부터 8분기째 0%대에 머물렀다가 최근 2분기째 1%대를 유지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예상외의 선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앞서 2분기 성장률이 기대 수준을 웃돌았기 때문에 3분기는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지난 10일 한은도 ‘2013~2014년 경제 전망’에서 3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1.1%에서 1%로 낮췄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를 앞두고 신흥국 경제가 부진한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수출 중심의 경기회복세를 이어가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실제로 3분기 수출은 전 분기보다 0.9% 감소했다.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분기 수출이 워낙 좋았던 데다 9월 추석연휴로 인해 영업일수가 줄어든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수입은 지식재산권 등의 사용료 지급이 늘어나면서 0.1% 증가했다.
○저물가가 소비에 보탬
3분기 경제 성장은 내수가 이끌었다. 민간 소비가 전기보다 1.1% 늘어나 2010년 3분기(1.1%)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다. 한은은 농산물 가격이 안정되면서 식료품 소비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상반기 경기에 보탬이 됐던 정부 소비는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의 지출 여력이 소진된 틈을 민간이 채운 셈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세수가 부족해 정부 지출 감소가 우려됐다”며 “하지만 상반기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한 ‘마중물 효과’가 민간 소비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설비 투자는 전기보다 1.2% 늘어 2분기의 부진(-0.2%)에서 벗어났다. 건설 투자는 2.7% 증가했다. 경제활동별로는 보건사회복지 부문의 GDP가 2.6% 급증해 눈길을 끌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 7월부터 스케일링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치과 치료가 특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정 국장은 “민간 소비, 건설 투자, 설비 투자가 고루 성장하면서 내수 중심의 성장이 이뤄졌다”며 “성장 경로 상단에 위치했다”고 평가했다.
○저성장 끝은 아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3%대로 복귀했다지만 3.8% 안팎인 잠재성장률엔 여전히 부족하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 상승 국면으로 보기엔 소비와 투자 모두 취약하다”며 “수출에서 내수로 성장 동력이 옮겨간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6%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성장률엔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 국장은 “경제가 좀 더 활력을 찾으려면 설비 투자가 확대되고 민간 소비가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건은 수출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유럽과 중국 경기가 살아나면 수출 증가세가 눈에 띌 것”이라며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1%를 유지하면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2.8% 달성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최근의 환율 하락세는 복병으로 꼽힌다. 임 연구위원은 “원화 강세가 오래가면 수출산업 기반 자체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유미/서정환/이심기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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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소비·설비투자 등 내수 선전에 힘입어
원화 강세 변수…'저성장 탈출' 기대 일러
3분기 한국 경제가 전년 동기 대비 3.3% ‘깜짝’ 성장했다. 전기 대비로는 1.1%의 호조세다. 수출이 다소 부진한 대신 민간 소비와 설비 투자 등 내수가 선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잠재성장률을 밑돌고 있는 만큼 경기 회복을 외치기엔 성급하다는 지적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과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부 폐쇄) 여파로 인해 4분기도 안갯속이다.
○예상외의 선전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실질 GDP는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2011년 4분기(3.4%) 이후 7분기 만의 최고치다. 전 분기 대비로는 지난 2분기와 같은 1.1% 성장률을 나타냈다. 2011년 2분기부터 8분기째 0%대에 머물렀다가 최근 2분기째 1%대를 유지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예상외의 선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앞서 2분기 성장률이 기대 수준을 웃돌았기 때문에 3분기는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지난 10일 한은도 ‘2013~2014년 경제 전망’에서 3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1.1%에서 1%로 낮췄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를 앞두고 신흥국 경제가 부진한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수출 중심의 경기회복세를 이어가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실제로 3분기 수출은 전 분기보다 0.9% 감소했다.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분기 수출이 워낙 좋았던 데다 9월 추석연휴로 인해 영업일수가 줄어든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수입은 지식재산권 등의 사용료 지급이 늘어나면서 0.1% 증가했다.
○저물가가 소비에 보탬
3분기 경제 성장은 내수가 이끌었다. 민간 소비가 전기보다 1.1% 늘어나 2010년 3분기(1.1%)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다. 한은은 농산물 가격이 안정되면서 식료품 소비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상반기 경기에 보탬이 됐던 정부 소비는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의 지출 여력이 소진된 틈을 민간이 채운 셈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세수가 부족해 정부 지출 감소가 우려됐다”며 “하지만 상반기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한 ‘마중물 효과’가 민간 소비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설비 투자는 전기보다 1.2% 늘어 2분기의 부진(-0.2%)에서 벗어났다. 건설 투자는 2.7% 증가했다. 경제활동별로는 보건사회복지 부문의 GDP가 2.6% 급증해 눈길을 끌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 7월부터 스케일링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치과 치료가 특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정 국장은 “민간 소비, 건설 투자, 설비 투자가 고루 성장하면서 내수 중심의 성장이 이뤄졌다”며 “성장 경로 상단에 위치했다”고 평가했다.
○저성장 끝은 아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3%대로 복귀했다지만 3.8% 안팎인 잠재성장률엔 여전히 부족하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 상승 국면으로 보기엔 소비와 투자 모두 취약하다”며 “수출에서 내수로 성장 동력이 옮겨간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6%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성장률엔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 국장은 “경제가 좀 더 활력을 찾으려면 설비 투자가 확대되고 민간 소비가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건은 수출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유럽과 중국 경기가 살아나면 수출 증가세가 눈에 띌 것”이라며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1%를 유지하면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2.8% 달성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최근의 환율 하락세는 복병으로 꼽힌다. 임 연구위원은 “원화 강세가 오래가면 수출산업 기반 자체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유미/서정환/이심기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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