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림문화재단은 이제 막 어린이집에 다니게 된 4세 아이입니다. 앞으로 유치원도 가고 초등학교도 갈 만큼 성장하면 한국 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자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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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림문화재단은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필리핀 카비테에서 전통예술 공연 '부지화 2013'을 개최했다. 한국 전통예술이 세계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하 이사장의 지론이 현지 공연 성사의 밑바탕이 됐다.
"부지화 공연을 함께 한 필리핀 학생들도 '아리랑'을 따라 부르며 무대에 오른 전통 예술인들과 한 목소리를 내지 않았습니까. 우리 전통예술이 세계인이 공유하는 재산이 된 만큼 세계적으로 발달시키고 우리 것의 자긍심을 보여줘야 합니다."
지난해 '아리랑'은 유네스코 세계 인류 문화 유산으로 지정됐다. 그는 한국 전통예술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만큼 한국이 문화강국으로 발돋움할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전통예술 세계화…수림문화재단이 앞장설 것
그는 한국 전통예술의 세계화를 위해 수림문화재단이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수림문화재단은 2009년 6월 설립됐다. 지난해 별세한 김희수 전 수림재단 이사장이 중앙대학교 경영권을 두산그룹에 넘기면서 마련한 1200억 원을 출연해 문화재단을 세웠다. 김 전 이사장 사후 재단 이사회에서 하 씨를 제 2대 이사장으로 추대했다.
수림문화재단은 그간 한국 전통예술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방법에 대해 고심해왔다. 하 이사장은 ‘암중모색(暗中摸索)’ 기간이라고 표현했다.
"문화라는 것은 한 번, 두 번 해서 결과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다섯 번, 열 번 시도해야 길이 열립니다. 지난 4년간 시행착오를 겪은 뒤 이제 결과물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죠."
수림문화재단이 현재 하고 있는 대표적 문화 사업은 '대학(원)생 아이디어 공모전'과 '북촌뮤직페스티벌' 등이다. 재단은 2010년부터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해 왔다. 올해는 '문화예술 컨버전스-컬쳐 이노베이션'을 주제로 아이디어를 받았다. 참가 팀을 대상으로 1박2일 워크숍을 열고, 본선에 진출한 8개 팀을 9박10일 동안 동유럽으로 탐방을 보냈다.
공모전을 통해 젊은 세대들이 전통예술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한국 문화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길러 전통예술을 세계에 알릴 초석을 다질 수 있다는 게 하 이사장의 믿음이다.
'북촌뮤직페스티벌'도 수림문화재단이 의욕적으로 펼치고 있는 사업이다. 수림문화재단은 지난해부터 서울 북촌 일대 갤러리와 전통공방, 한옥 게스트하우스 등에서 전통 음악축제를 진행했다. 올해는 지난달 행사를 열었다.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양방언의 연주를 비롯해 원장현 대금 명인의 연주와 채수정 판소리 명창, 송은주 민요 명창의 합동 무대가 마련됐다.
"북촌뮤직페스티벌은 올해로 두 번째인데 올해 해 보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졌습니다. 종로구에서 같이 해보자는 제안도 받았죠. 북촌을 시작으로 서울 곳곳에서 전통예술과 관련된 축제를 기획해 서울을 찾는 세계인을 한국 전통예술에 물들게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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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림문화재단 사옥, 문화예술의 구심점으로 키울 것…개인 후원도 지속
수림문화재단은 이달 말 서울 홍릉에 자리한 옛 영화진흥위원회 사옥으로 이전한다. 새 둥지를 문화예술의 구심점으로 키울 계획이다. 동대문구 주민들과 서울 시민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전시하고, 공연을 열 예정이다.
"한국 문화 발전을 위해 수림문화재단은 한 걸음씩 나아갈 계획입니다. 하루에 한 걸음씩만 나아가도 일 년이면 365걸음이잖아요. 결코 늦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인들도 시대가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가, 긍지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고 문화 발전을 위해 다같이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하 이사장은 개인적으로도 문화예술 후원 활동을 펴고 있다. 스물다섯부터 50년 동안 모은 미술품을 국내 9개 시립 미술관에 기증했다. 1980년대 집중적으로 모은 이우환 작가의 작품도 상당수 포함됐다. 이들 작품은 올해 서울, 광주, 부산 등지에서 ‘하정웅 콜렉션’이라는 간판을 달고 시민들을 맞았다. 내년에는 대구를 비롯해 네 군데 지역에서 콜렉션을 연다.
하 이사장은 "중국 등 해외에서도 전시회를 열고 싶다" 며 "한국 문화예술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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