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 폭발 사건이 중국 지도부에 불만을 품은 위구르인들에 의한 테러로 드러나고 있다. 이번 사건이 중국 심장부이자 중국인들에게 큰 상징성을 가진 천안문 광장에서 발생해 중국 전역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중국 보쉰과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등 중화권 매체들은 29일 경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 사망한 탑승자 3명 가운데 2명은 위쑤푸 우마이얼니야즈(43)와 위쑤푸 아이허푸티(25)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들을 위구르인 농민으로 이슬람 교도로 알려졌다. 숨진 2명의 관광객은 필리핀 여성과 광동성 출신 중국 남성으로 밝혀졌다.
이번 차량 돌진 사건의 용의자인 위구르인들은 민원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적이 있으며 관련 당국에서 수차례 정신개조 교육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사건 전 현장을 수차례 답사한 사실도 확인됐다.
중국 관영 영어 신문인 글로벌 타임스는 29일 “폭발 차량이 신장지구 번호판을 달고 있었고, 이전에도 다른 3개의 신장 번호판을 사용했다고 조사 당국이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공안 당국은 용의자로 지목된 탑승자들 외에도 공모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이틀째 베이징 시내 호텔들을 중심으로 용의자들의 행적을 탐문 수사 중이다.
BBC방송 등 외신은 사건 직후 베이징 공안 당국이 시내 호텔들에 통지서를 보내 용의자 두 명이 신장 출신이라는 것을 적시했다고 밝혔다. 또 10월1일 이후 체크인한 수상한 숙박객이 있으면 당국에 신고하는 등 협조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공고문에는 의심스러운 차량 번호 네 개도 명시됐다. 하지만 사건에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수사 상황과 현장 목격자들의 진술을 통해 이번 사건이 조직적인 테러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음 달 9일 시작되는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18기 3중전회)를 앞두고 발생한 사건이어서 이런 관점에 힘을 싣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목격자는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프가 갑자기 인도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마치 행인을 겨냥해 운전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밝혔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지프가 난간을 들이받은 후 탑승자들은 차에서 내릴 생각이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사상자가 43명에 이른 점과 “현장에서 3차례 폭발음이 들렸다”는 목격자의 증언을 볼 때 폭탄테러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중국 영토의 10%를 차지하며 북서단에 위치한 신장위구르 자치구는 이슬람국가로의 분리독립를 추진하며 중국 정부와 끊임없는 갈등을 빚어왔다. 2009년 2000명에 달하는 사상자를 낸 분리독립운동으로 중국의 '화약고'로 불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97년 대규모 폭동이 발생한 이래 중국 분열을 초래하는 신장지역의 분리독립을 철저히 차단하기 위해 강경 조치를 취해 왔다.
한경닷컴 이정진 인턴기자 jleel0803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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