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막걸리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정부가 직접 발 벗고 나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오는 31일 일본 도쿄 아오야마에서 '한·일 공동 막걸리의 날' 선포식을 열고 7개 막걸리 업체를 통해 20여 종의 햅쌀 막걸리를 동시에 출시키로 했다. 지난해부터 하락세로 접어든 막걸리 시장의 '기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농수산식품공사는 이미 2011년부터 매년 10월 마지막 주 목요일을 '막걸리의 '날로 지정해 전국에서 시음행사를 개최하는 등 나름의 자구책을 시도해왔다. 정부의 이번 행사는 국내 막걸리 제조업체들의 최대 수출국인 일본으로까지 그 규모를 확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정부의 이 같은 노력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막걸리 시장에 대한 고민 때문이다. 2008년 '한류(韓流)' 바람을 타고 국내외에서 급성장했던 막걸리 시장은 2012년부터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막걸리 출하량은 2010년 38만5740㎘에서 2011년 44만3778㎘로 크게 성장했지만, 지난해 41만4550㎘로 6% 이상 감소했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 4월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줄어든 이후 단 한 번도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몇 년 전만 해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던 막걸리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된 이유를 전문가들은 과점된 시장구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탁주제조협회를 비롯해 국내에서 막걸리를 제조하는 상위 업체들은 일부 고정된 수요층을 믿고 신제품 개발 등에 소홀히 해왔다"며 "과점된 구조 탓에 제품 및 가격 등 치열한 경쟁이 사라진 게 막걸리 붐이 급격히 꺼진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막걸리 시장은 800개가 넘는 막걸리 업체들 속에서 서울탁주제조협회, 국순당, 부산합동양조 등이 80% 이상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어 과점된 형태다. 특히 '장수막걸리'를 생산하고 있는 서울탁주제조협회는 전국 점유율 약 50%, 수도권 점유율 약 90%를 가져가는 등 이 시장의 절대강자다.
문제는 이러한 형태가 수출시장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2011년 3만5530㎘이던 수출량은 지난해 2만1196㎘를 기록해 40% 이상 급감한 상태다.
올해는 상황이 더 악화돼 상반기 수출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가까이 줄었다. 막걸리 수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일본 막걸리 시장에 대한 안일한 대처가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는 우선 판촉행사를 정례화해 막걸리 위상을 회복시키겠다 복안이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는 "이번 한·일 공동 막걸리의 날 선포를 계기로 햅쌀 막걸리 출시 행사를 정례적으로 개최해 일본 내 막걸리의 위상을 높이고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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