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입원한 뒤 2~3주 목발 짚어야
줄기세포 치료, 허리·허벅지 등 적용 넓힐 것
[ 이준혁 기자 ]
지난 14일 중국 광명일보 논설위원·기자단 일행이 서울 서초구에 있는 관절척추전문 연세사랑병원을 방문해 최신 줄기세포치료와 관절내시경, 관절척추재활치료 등의 시설을 견학했다. 최근 중국에서 불고 있는 ‘의료한류’ 취재를 위해서다. 광명일보는 중국 내 유력지로 인민일보와 쌍벽을 이룬다.
연세사랑병원은 중국 및 아시아 국가에서 병원 경영진과 언론인들의 방문이 잦은 병원이다. 특히 무릎 연골 치료에 있어 줄기세포를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 전문병원 중 유일하게 세포치료연구소(관절염·연골재생연구소)를 운영, 퇴행성 관절염의 줄기세포 치료를 선도하고 있다. 그 결과, PRP(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 주사치료법을 정형외과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30일 고용곤 연세사랑병원 대표원장과 만나 국내 줄기세포치료의 현황에 대해 들어봤다.
▷퇴행성 무릎관절염 환자가 늘고 있다.
“관절 중 가장 움직임이 많은 곳이 무릎이다. 퇴행성 관절염이 많은 이유다. 관절에 붙은 연골은 충격을 흡수하고 관절운동을 돕는다. 연골이 손상되거나 닳아 없어지면 뼈끼리 맞닿아 통증이 온다. 과거에는 퇴행성 관절염이 나이 든 사람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스포츠 활동에 따른 부상·교통사고 등이 늘면서 중년층에서도 흔한 질환이 됐다. 연골에는 별다른 신경세포가 없어 손상돼도 자각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방치하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무릎관절염 환자는 지난해 233만명으로 4년 만에 35만명이 늘었다.”
▷줄기세포 치료가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퇴행성 관절염은 가급적 자신의 무릎 연골이 남았을 때 지키는 게 중요하다. 줄기세포는 환자 자신의 연골을 재생시키므로 부작용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 각종 연구 결과가 치료 효과를 입증한다. 연세사랑병원 줄기세포연구소가 정형외과 국제학술지 ‘더 니(The Knee)’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지방줄기세포로 연골을 치료했을 때 무릎의 기능과 활동지수는 각각 65%, 84% 향상됐다. PRP만 주사했을 때는 무릎 기능이 38%, 활동지수는 37% 개선되는 데 그쳤다. 최근에는 발목 관절염에도 줄기세포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무릎관절 전문병원으로 명성을 얻게 된 배경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에서 근무할 때부터 관절염 치료에 관심이 많았다. 이후 서울세란병원 정형외과 과장으로 근무하면서 700여명에게 관절 수술을 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부천에 연세사랑병원을 개원하면서 본격적으로 무릎관절 시술을 많이 했는데, 그 과정에서 무릎 연골 재생을 위한 연구도 병행했다. 7~8년 정도 걸렸고, 세포치료 연구만 벌써 6년째다.”
▷전문병원으로는 드물게 세포치료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문을 연 지는 5년 됐다. 석·박사급 연구진 5명 등 총 8명으로 운영된다. 그동안 연구비용만 20억원 가까이 들어갔다. 줄기세포 치료는 앞으로 무릎관절 치료의 큰 축이 될 것이다. 인공관절에 부담을 느끼는 환자들이 많고, ‘삶의 질’에 대한 욕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비만이나 젊은층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줄기세포 치료는 무릎관절을 포함해 허리, 허벅지 통증에도 광범위하게 적용될 것이다.”
▷줄기세포 연골시술에 대해 설명해 달라.
“골수 등에서 얻은 줄기세포를 무릎 연골 결손 부위에 심어주면 연골세포로 분화하는데, 기존의 연골재생술과는 달리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재생술은 실제 연골인 ‘초자연골’과 비슷한 강도와 내구성으로 만들어진다. 연골 손상 및 결손 환자뿐 아니라 퇴행성관절염 환자까지 모두 치료가 가능하다. 1000원짜리 지폐 절반 크기인 9㎠ 정도의 연골 손상까지 치료가 가능하다. 퇴행성관절염 중기 이상의 환자도 시술할 수 있다.”
▷줄기세포 치료 대상은.
“앉았다가 일어설 때나 계단을 내려갈 때처럼 무릎이 하중을 받는 동작에서 무릎 통증이 심해진다면 연골 손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한 시간 정도 운동했을 때 무릎이 붓고 아프다면 줄기세포 시술로 깔끔하게 연골 재생이 가능하다. 아예 못 걷는다면 인공관절을 생각해봐야 한다. 인공관절은 수술 후 2~3개월 정도 입원해야 하지만 줄기세포 치료는 2~3일 입원한 뒤 2~3주 목발을 짚고 다니면 된다. 시술 시간도 30~60분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자가 골수 줄기세포를 이용한 시술은 배양과정을 거치지 않고 관절내시경으로 하기 때문에 매우 간편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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