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거슬러 당신에게 닿을 수 있다면…

입력 2013-11-01 21:11   수정 2013-11-02 05:57

연인의 키스·나비의 날갯짓…`
시계에 서정적 감성 담아낸 반클리프아펠 시계

1906년 프랑스서 탄생…가격은 수천만원서 억대까지



[ 임현우 기자 ]
명품시계들은 복잡한 기술력과 디자인으로 자신들의 ‘위용’을 과시하곤 한다. 머리가 어질어질(?)할 정도로 복잡한 시계가 나오기도 한다. 이런 ‘기술의 과잉’에 지쳤다면 1906년 프랑스에서 탄생한 명품 브랜드 반클리프아펠에 눈을 돌려보자. 최고급 보석으로 유명한 이 브랜드는 시계를 만들 때에도 감성을 담은 스토리를 강조한다. 반클리프아펠 시계에는 연인의 키스, 발레리나의 몸짓, 나비의 날갯짓 같은 서정적 요소가 가득하다.

반클리프아펠은 자신들의 시계 철학을 ‘포에틱 컴플리케이션(poetic complication)’이란 말로 표현한다. 시계에 있어 컴플리케이션은 다기능 무브먼트(동력장치)를 중심으로 한 기술혁신을 가리키는 개념. 여기에 시적 요소를 가미해 시간을 단순히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단계를 넘어 꿈과 사랑, 예술과 자연을 담아낸 ‘시간의 서사시(The Poetry of Time)’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가격은 수천만원부터 억대를 호가하는 것까지 다양하다.

반클리프아펠의 최신작 중 하나인 ‘레이디 아펠 주뉘 서프 볼랑①’은 젊은 연인이 하늘로 연을 떠올려 보내며 소망을 비는 모습을 담았다. 이들의 머리 위로 하늘하늘 춤추는 연들이 활기를 불어넣는다. 시계 판에 그려진 하늘은 시간에 따라 모습이 변한다.

세기의 무용수였던 러시아 안나 파블로바에게서 영감을 얻은 ‘레이디 아펠 발레리나 앙상테②’를 보자. 발레리나의 치마 왼쪽으로 시(時), 오른쪽으로 분(分)을 나타낸다. 8시 방향 버튼을 누르면 발레리나의 치마가 올라가 잠시 시간을 가리킨 뒤 제자리로 돌아오는 독특한 방식을 택했다. 발레리나의 허리와 얼굴에 최고급 다이아몬드를 넣어 여심을 유혹한다.

붉은 양귀비꽃을 형상화한 ‘파보 미스터리유 하이 주얼리 타임피스’는 주얼리 워치의 진수를 보여주는 걸작으로 꼽힌다. 평소엔 시간이 보이지 않다가 꽃잎을 누르면 중심부가 열리면서 시계가 드러난다. 하나를 만드는 데 수천시간씩 걸리는데, 그중 이 회사의 독보적 보석 가공 기술인 ‘미스터리 세팅(Mystery Setting)’에만 600시간이 든다고 한다. 1933년 개발된 미스터리 세팅은 내부에서 원석을 지지하는 발물림이 겉으로 전혀 보이지 않도록 하는 공법. 원석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디자인을 가능하게 한 반클리프아펠의 대표 기술이다.

2008년부터 선보인 ‘참 워치 컬렉션③’도 반클리프아펠 장인들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대표작이다. 참(charm)이란 장신구에 다는 행운의 상징을 뜻한다. 시계 판에 계곡 언저리에 핀 백합, 영원한 부를 기원하는 연꽃, 바람에 흩날리는 민들레, 희소식을 전해오는 제비 등을 현대적 감각으로 그려 넣었다. 얇은 흑담비 털 붓으로 자그마한 진주조개(마더 오브 펄·mother-of-pearl)에 그림을 그리고 무늬를 새겨 넣는 작업은 웬만한 집중력 없인 불가능하다고 한다.

프랑스어로 나비라는 뜻의 파피용(papillon)을 소재로 한 ‘엑스트라오디네리 다이얼④’역시 상감 세공, 에나멜링 등 반클리프아펠의 감성적 스토리와 창의적 가공 기법을 맛볼 수 있는 시계다. 이 브랜드가 ‘영원한 영감의 원천’으로 삼는 나비는 여러 제품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 소재 중 하나다.

반클리프아펠은 프랑스 유명 보석 가문의 자제인 알프레드 반클리프와 에스텔 아펠의 결혼을 계기로 탄생했다. 모든 제품에 감성적 스토리가 녹아 있는 건 이처럼 탄생 자체가 동화 같은 러브 스토리에서 시작했기 때문일지 모른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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