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경목 기자 ] 캐나다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블랙베리가 매각 계획을 철회했다. 이에 따라 블랙베리에 관심을 보였던 중국 레노보와 한국 삼성전자 등도 인수 의사를 접을 수밖에 없게 됐다.
4일 캐나다 현지매체에 따르면 블랙베리는 매각 계획을 접고 독자생존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대신 전환사채(CB)를 발행해 10억달러(약 1조60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기로 했으며, 매각 과정을 책임졌던 토르스텐 하인스 최고경영자(CEO)도 물러날 예정이다.
블랙베리는 지난 9월 캐나다 보험회사 페어팩스파이낸셜 컨소시엄과 지분 90%를 47억달러에 매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페어팩스는 이후 블랙베리를 다른 정보기술(IT) 회사에 다시 팔아 수익을 거둘 계획이었다.
블랙베리 매각이 실패한 것은 매수자 측의 자금 조달 실패 때문이다. 페어팩스는 블랙베리 매입을 위한 실사가 완료된 4일 오전까지 인수에 필요한 돈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블랙베리가 발행할 CB를 인수해 블랙베리 경영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하인스 CEO의 뒤를 이을 존 첸 웰스파고 이사 역시 페어팩스가 추천한 인물이다.
바바라 스타이미스트 블랙베리 이사회 회장은 “여러 전략적 대안을 검토한 결과 회사를 매각하지 않는 것이 회사와 조직원, 주주들에게 최선의 이익을 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 매각이 이뤄지지 않게 됐다는 실망감에 이날 장중 한때 블랙베리 주가는 전날 대비 19% 하락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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