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로 만드는 과학강국] "미지의 세상 탐구하는 연구가 창조경제 만드는 모멘텀될 것"

입력 2013-11-07 06:58  

오세정 기초과학연구원장


[ 김태훈 기자 ] 오세정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은 요즘 국내 최초 이공계 종합연구소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설립 스토리를 담은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소’를 탐독하고 있다. 설립 2주년을 맞은 IBS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방향을 찾기 위해서다. 오 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초과학 분야를 개척하는 IBS의 역할과 대한민국 과학계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의 기초과학 수준과 연구자의 환경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양적인 면에서 과학기술이 크게 성장하고 있지만 질적인 성과는 상대적으로 미흡한 수준입니다. 과학기술 논문 발표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논문 피인용 부문은 세계 30위권에 그치고 있습니다. 과학인들 역시 연구자에 대한 처우와 환경 등에 만족하지 못하고 해외로 눈을 돌리거나 고국을 떠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단편적인 사례 몇 가지로 전부를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국내 과학계가, 특히 기초과학 분야가 한계에 부딪힌 것만큼은 분명한 듯합니다. 이를 돌파하고자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 바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IBS입니다.”

▷IBS가 기존 정부 출연연구소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일반 국민은 ‘과학기술’이라는 단어 때문인지 ‘과학=기술’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과학과 기술은 엄밀히 말하면 차이가 있습니다. 기초과학은 호기심에 기초한 학문의 영역이고, 기술은 과학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실제 생활에 응용하는 활동입니다. 기존의 정부 출연연은 대부분 응용과학 분야를 주로 연구하고 있으며, 기초과학 연구를 주임무로 하는 출연연은 IBS가 유일합니다. 특히 장기적 안목으로 창의적이고 선도적인 기초과학 연구를 추구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점에 기초과학 연구에 파격적인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과학기술, 특히 기초과학은 저성장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의 새로운 경제 성장 원천이자 나라의 기초체력과도 같습니다. 그동안 한국은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으로 성장해왔지만 이제 이런 전략이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남이 못한 새로운 신기술을 개발해 성장해야 하는데, 원래 신기술은 기초과학 연구 성과물을 토대로 나오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제 기초연구와 상업적 응용 사이의 시간적 간격이 짧아지면서 세계적으로 기초연구의 성과가 첨단산업에 필수 요소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기초과학 연구는 누구도 가지 않은 길, 미지의 세상을 탐구하는 일, 아무도 몰랐던 사실을 밝혀내는 일이기 때문에 그만큼 시행착오가 많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국가적으로 모험적인 창의 연구와 창의 인재 육성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모험적 연구를 하는 창의적 과학자들의 등장이 창조경제를 이루는 가장 큰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연구비가 IBS에 너무 쏠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연구하고 싶은 능력 있는 과학자 중에 국가연구비 지원이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이런 논란이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원장 이전에 한 명의 과학자로서 이런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IBS가 기존 과학계에 지원되던 연구비를 빨아들이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IBS는 개인의 기초연구를 지원하는 한국연구재단(NRF) 예산과는 별도의 추가 예산으로 지원되고 있으며 실제 NRF 기초연구사업에 대한 예산 지원은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올해 예산 고갈 현상에 대해 많은 이들이 이야기했던 NRF 중견연구자 사업의 경우 원래부터 예산이 빠듯했고 계속지원 과제가 많아 신규로 선정되는 과제의 숫자가 줄어든 것이 문제의 원인으로 보입니다. ”

▷개원 2주년을 맞아 그간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합니까.

“IBS의 초대 수장으로 감회가 남다른 것 같습니다. 가장 큰 성과는 연구원의 기초를 닦았고, 많은 우수 인재를 얻은 것입니다. 허허벌판에서 시작한 것 같았으나 벌써 17명의 연구단장이 연구단을 설립해 연구에 착수했으며, 크고 작은 연구 성과도 내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뛰어난 연구자들이 마음 놓고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IBS를 만들어가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장차 엑스포 과학공원 부지에 IBS 본원 기공도 이뤄질 예정이고, 올해 4차 연구단장 선정도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과학을 사랑하는 연구자들이 모여 마음껏 연구에만 몰두하고 소통하는 IBS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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