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부동산 장기 불황 속 주택사업 축소…'변신 모색'

입력 2013-11-07 10:34  

국내 건설사들이 부동산 장기 불황 속에서 민간 주택사업 비중을 대폭 축소하거나 사실상 손을 떼기로 했다. 국내 주택사업을 자제하는 대신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거나 국내에서 에너지와 호텔업, 레저 등 다른 사업에 잇따라 진출해 변신을 모색하고 있는 모습이다.

7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국내 주택사업 비중을 매출의 10% 이내로 줄이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런 방침은 사실상 대규모 민간 주택 건설사업에서 서서히 손을 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동부건설은 한때 총매출의 30% 수준까지 국내 주택사업을 추진했으나 최근 대규모 개발사업인 김포풍무지구 사업이 분양률 저조로 타격을 입었다.

동부건설은 앞으로 직접 민간 주택건설사업을 하지 않는 대신 사업 경험을 토대로 주택컨설팅사업 등으로 방향을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GS건설은 2009년까지만 해도 '자이' 브랜드를 앞세워 연간 2만여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하며 국내 주택사업에 매진했다. 그러나 당시 전체 매출의 약 3분의 1가량에 달하던 주택사업 비중은 현재 11%로 3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주택부문 매출 기준으로는 주택사업 비중이 34%로 최대치에 달한 2009년 2조5000억원에서 작년 1조1000억원선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GS건설은 주택 경기 부진이 장기화할 것으로 판단, 작년 말 주택사업본부와 건축사업본부를 건축주택사업본부로 통합했다.

두산건설도 전체 매출에서 최대 60%에 육박하던 주택사업 비중을 대폭 축소했다. 작년 2000가구를 상회한 신규 일반분양이 올해 100가구로 크게 줄었다.

SK건설은 주택사업 비중이 2006년 당시 20%에 달했던 주택사업 비중을 지난해 6%선으로 축소했고, 이를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등 절차를 밟는 건설사들도 자금조달의 어려움 등으로 주택사업에 손을 대지 못하는 실정이다.

활황기 때 톱스타 모델을 앞세워 분양 몰이에 나선 경남기업의 국내 민간 주택사업 비중은 1.5%에 불과하다.

법정관리 중인 남광토건도 전체 매출에서 50%에 달하던 국내 주택사업 비중을 20% 이내로 축소했다. 최근 2년간 신규 아파트 분양을 한 건도 하지 않았다.

건설사들은 이처럼 국내 주택사업을 축소하고 해외 사업이나 아예 다른 분야로 속속 눈을 돌리고 있다.

GS건설은 국내 주택 사업 매출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플랜트와 발전·환경 분야에서 해외 수주를 늘린다는 전략이다.

한라건설은 최근 사명을 '한라'로 변경하고 새로운 먹을거리 발굴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다. 한라는 불과 5∼6년 전까지 '한라비발디'라는 브랜드를 내세운 아파트사업을 적극 진행한 바 있다.

한라는 미래사업본부를 새로 신설해 주택을 대체할 신규 사업으로 환경, 에너지, 해외 플랜트 사업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화력발전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당진과 강릉에 총 3천300MW 규모 석탄화력발전소 건설허가를 따내 민간 석탁화력발전사로 탈바꿈하고 있다.

더불어 동부발전당진㈜이 발주한 1조8천억원 규모의 '동부그린발전소' EPC(설계·조달·시공) 건설 공사와 총 4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강원도 강릉 석탄화력발전소 EPC 건설 공사도 수행해 이익을 낼 계획이다.

그동안 주택건설 사업에 치중해온 호반건설과 부영건설 등도 주택 경기 부진 속에 각각 쇼핑몰 사업, 호텔·레저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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