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보라 기자 ] ‘날씬한 사람들을 위한 옷’을 내세워 인권 침해 논란을 일으켰던 미국 정통 캐주얼 브랜드 ‘아베크롬비&피치(이하 아베크롬비)’가 내년부터 엑스라지(XL) 사이즈 이상의 옷을 만든다고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창업 이래 121년간 고수해온 브랜드의 자존심이 실적 악화 앞에서 무너진 셈이다.
아베크롬비의 3분기 전체 매장 매출은 전분기 대비 14% 떨어졌다. 올 들어 기업 가치는 30% 이상 하락했다. 마이클 제프리스 아베크롬비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악화의 원인은 타깃 소비자인 10~20대 청소년의 구매가 줄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규격화됐던 색상과 사이즈에서 탈피해 다양한 실험을 하겠다”고 말했다.
제프리스의 이 같은 발언은 이례적이다. 아베크롬비는 1892년 창업자 데이비드 T 아베크롬비가 웃통 벗은 젊은 백인 남성을 모델로 내세운 이후 지금까지 모든 매장에서 엑스스몰(XS)부터 라지(L)까지만 판매해왔다. 제프리스는 2006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뚱뚱한 고객이 들어오면 물을 흐리기 때문에 엑스라지(XL) 이상의 여성 옷은 안 판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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