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8일 이사회…정준양 회장 거취는…"내년 3월 주총 전에 물러날 것"

입력 2013-11-07 23:02  

靑 압박에 사퇴시기 고민…측근들에 "마음 비웠다"
8일 사의 표명 보도엔 포스코 측 "사실 무근"



[ 서욱진 기자 ] 정준양 포스코 회장(사진)이 내년 3월 주주총회 전에 퇴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포스코 측은 8일 열리는 정기 이사회에서 정 회장이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7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정 회장은 최근 청와대 측에 내년 주총 전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고 조만간 이사회에도 이 같은 생각을 전달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포스코 측근들에게 “이미 마음을 비웠고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등 그동안 사퇴 시기와 방법을 고민해왔다. 포스코가 지난 9월부터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검찰 압수수색 등으로 이석채 KT 회장이 사의를 밝히자 정 회장도 마음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정 회장이 사의를 밝혔지만 당장 물러나지는 않고 내년 3월 주총에서 명예롭게 퇴진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차기 회장에 외부 인사가 낙하산으로 오는 것을 막고 포스코 출신이 될 수 있도록 모양새를 갖춘 뒤 물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포스코는 내수 기업인 KT와 달리 매출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글로벌 기업”이라며 “회장이 정부 압력 등으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사의는 미리 밝히고 주총 때 자연스럽게 퇴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미다.

주총 안건이 한 달 전에 공시돼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차기 회장을 정하는 포스코 최고경영자(CEO)후보추천위원회는 내년 1월께 구성될 전망이다. 이 위원회는 이영선 이사회 의장(전 한림대 총장) 등 사외이사 6명으로 구성된다. 포스코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차기 회장 하마평이 무성하다.

이 의장은 이날 밤 기자와의 통화에서 “포스코 측으로부터 정 회장 거취와 관련한 메시지를 전달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사의를 밝혔는지 여부는 정 회장 외에는 누구도 확인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정 회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2월 포스코 회장에 취임했으며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1년4개월가량 남겨두고 있다. 지난달 세계철강협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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