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영 기자] 해운대 살인사건의 충격적인 내막은?
11월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해운대 살인사건의 전말이 공개됐다.
지난 7월10일 오후 9시. 여성의 비명소리가 한 아파트에 울려퍼졌다. 섬뜩한 기운에 소리가 난 5층으로 올라가던 이웃주민은 몇 차례 칼에 찔린 참혹한 여성을 발견했다. 경찰조사 결과 피해자는 아파트 5층에 살고 있던 31살 임 모씨(가명)로 밝혀졌다. 그날 밤 외출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섰고, 5분도 안 돼 변을 당했다.
비명소리가 들린 그 시각, 또 다른 이웃 주민은 놀란 마음에 공동현관을 향해 뛰어가던 중 아파트에서 나오던 한 남자와 마주쳤다. 그는 분홍색 티셔츠에 가방을 메고 이어폰을 낀 채 너무도 태연하게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무슨 일 있냐"고 물으니 "올라가 보라"는 태연한 대답이 돌아오기도 했다.
그런데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피해자의 피가 묻은 가방이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던 임 씨의 집에서 발견된 것. 피해자의 아버지는 딸이 피를 흘린 채 벽에 기대 있음을 발견한 후 딸의 소지품이 담긴 가방을 집 현관에 가져다 놓았다고 했다.
피해자가 사고를 당하기 직전 누군가와 20분 가까이 연락한 기록을 확인한 경찰은 CCTV와 이웃의 진술을 토대로 용의자를 추적, 사건발생 6일만에 용의자 박 씨를 체포했다. 박 씨는 뜻밖에도 피해자와 같은 31살의 나이에 사건이 일어난 부산에서 3시간 여 떨어진 전혀 다른 지역에 거주하던 남자였다. 더 놀라운 것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일면식도 없다는 점이었다.
알고 보니 해운대 살인사건의 범인 박 씨는 임 씨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종종 대화를 나누던 사이였다. 임 씨에게 호감을 느낀 박 씨가 성추행성 발언을 했고, 임 씨는 그런 그를 고소하겠다고 맞섰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던 즈음,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분하지 못했던 박 씨는 임 씨의 정보를 캐내 실제 살인계획을 세워 실천하기에 이르렀다.
박 씨가 임 씨를 살해한 후 활동하던 온라인 게시판에 '허탈하다. 칼에 찔려 죽은 듯'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린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사진제공: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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