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도 스펙 파괴…기아차 '車 마니아', 포스코 '창업 경험자' 우대

입력 2013-11-10 21:04  

또 하나의 '좁은문' 인턴 채용 시작

정규직의 지름길인 인턴 문·이과 동시 이수자 가점
지원서에 사진란 없애



[ 공태윤 / 정인설 기자 ]
“토익 점수는 600점이지만 기아자동차 인턴 모집에 당당히 지원했다.”(기아차 인턴 지원자)

하반기 인턴 채용 시즌을 맞아 지원자들의 스펙을 보지 않는 기업이 늘고 있다. 지원자에게 출신 학교나 영어 점수를 쓰지 말라고 하는 건 기본이고 선입견을 줄 수 있으니 사진조차 붙이지 말라는 곳도 있다. 인턴 채용에서도 ‘스펙보다 스토리’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스펙 파괴형’ 인턴 선발에 앞장서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은 기아차. 이 회사는 올해 처음 인턴 선발 과정에서 스펙을 완전히 배제하기로 했다. ‘스카우트 K’라는 이름의 전형으로 지원자 능력만 보겠다고 선언했다. 지난달 말 접수를 마감한 인턴 지원서엔 학교, 전공, 학점, 어학성적 기재란을 모두 없앴다. 대신 본인이 자동차 마니아임을 입증할 수 있는 영상이나 자료를 제출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 관련 블로그를 운영했거나 자동차 공모전에서 수상했던 경력 등을 쓰도록 했다. 자동차 개발에 쓸 수 있는 특허를 출원한 지원자도 우대한다. 면접은 오디션 방식으로 진행해 자동차에 대해 열정이 있는 지원자를 뽑을 방침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다양한 개성과 창의성을 지닌 인재를 인턴으로 선발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도 올해 처음 ‘창의 전형’을 인턴 채용 과정에 도입했다. 학점을 일부 반영하는 ‘열정 전형’과 달리 창의 전형에선 지원자의 스토리만 보고 인턴을 선발한다. 학교·학점을 기재하는 곳뿐 아니라 사진란도 없앴다. 스펙을 파괴하는 대신 다양한 경험을 중시하기로 했다.

발명 특허를 보유했거나 벤처창업 경험이 있는 지원자를 우대한다. 융합형 인재를 뽑기 위해 문·이과를 모두 이수한 경험이 있는 지원자에게도 가점을 주기로 했다. 영어 점수는 보지 않는 대신 글로벌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성장 가능 지역에 거주했거나 3개 이상의 외국어를 할 수 있는 지원자를 우선 선발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스펙 쌓는 데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기업들도 다양한 인턴 채용 방식을 택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올 하반기부터 신입사원을 모두 인턴십을 통해 선발하기로 했다. 인턴 사원들에게 8주간 현장실습을 시켜 그 성과를 토대로 신입사원을 선발할 예정이다.

국민은행도 하반기에 150명의 인턴을 뽑아 8주간 영업점에 배치한다. 우수 인턴자는 내년 신입행원 채용 과정에서 서류전형과 필기시험을 면제해준다.

이 같은 ‘채용 전제형’ 인턴은 계속 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인턴제를 도입한 375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회사의 95%가 인턴 과정을 채용과 연계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턴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비율도 2011년 39%에서 지난해 48%로 늘었다.

공태윤/정인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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