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보영 기자 ] “미국 스탠퍼드대나 MIT를 졸업해 2년간 차고에서 다양한 창업 준비를 하는 사람은 한국에서는 그냥 2년 논 ‘실업자’에 불과할 뿐입니다. ‘창조경제’가 듣기 좋은 슬로건을 넘어 새로운 미래를 가져다주려면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창업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상문 미국 네브래스카주립대 석좌교수(사진)는 지난 8일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국경영정보학회 추계학술대회 기조강연에서 “취업은 누군가 회사에 들어가면 다른 누군가는 들어가지 못하는 ‘제로섬 게임’이지만 창업은 진정한 창조경제”라며 “취업보다 창업에 초점을 맞춘 국가 차원의 투자가 더 활성화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교수는 환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세계 4000여명의 석학이 참여하는 ‘범태평양학회’에서 20년 넘게 의장을 맡고 있다. 20세기 존경받는 지식인 500인에 선정되기도 한 석학으로 미국 갤럽사 고문, 국내외 대기업 경영자문을 맡고 있다.
그는 “지금 세계에서는 총성 없는 전쟁인 ‘일자리 대전’이 벌어지고 있다”며 “일자리는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라며 창업 지원을 늘려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 교수는 “스탠퍼드대에서 만들어진 벤처기업이 4만여개에 달하고, 이 기업은 54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해냈다”며 “이들의 연간 매출은 2조7000억달러인데 이는 세계 10대 경제국에 드는 규모”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대학 중심 벤처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더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업은 씨만 뿌린다고 자라는 게 아니라 비료도 주고, 잡초도 뽑는 식으로 사후 관리를 계속 해줘야 한다”며 “정부는 창업자에게 교육 프로그램, 멘토와의 연결, 종잣돈 제공 등 비용이 드는 전문 서비스와의 연결을 한층 매끄럽게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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