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은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해 미래 시장을 선점, 글로벌 철강 불황을 극복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2010년부터 선제적으로 R&D에 투자해 고급 후판(두꺼운 강판) 제품을 개발했다. 그동안 고강도 조선용 후판과 라인 파이프용 후판, 압력용기용 후판, 해양구조물용 후판 등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만들어냈다.
작년부터 본격 개발에 들어간 해양플랜트용 후판이 올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해외 에너지 메이저업체들이 북해 등 척박한 환경에서 에너지 개발을 위해 해양플랜트 구조물을 발주하고 있는데, 여기에 쓰이는 후판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는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 엑슨모빌로부터 해양플랜트의 상부구조물에 들어가는 후판에 대해 공급사 승인을 받고 6월부터 본격 수주에 들어갔다. 동국제강은 올 들어 덴마크 동에너지의 북해 플랫폼 상부 구조물,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의 태평양 부유식 가스생산·저장·하역 설비(FLNG-FPSO) 상부 구조물 선체 등을 수주했다. 또 일본 인펙스와 프랑스 토탈의 호주 북서부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 설비(FPSO) 선체, 미국 셰브론의 호주 북서부 플랫폼 선체 등 4개 글로벌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6만t가량의 고급 후판을 수주했다.
해양플랜트용 후판은 품질과 기술력이 뛰어나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와 별도로 에너지 기업마다 각각 공급사(벤더)로 등록해야 하는 등 수주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 해양플랜트용 후판 시장의 규모는 상선용 시장의 10분의 1 규모에 불과하지만 최근 매년 40% 이상 급성장하고 있다. 해양플랜트용 후판 가격은 기존 후판에 비해 1.5배 이상 높다.
동국제강은 또 국내 철강기업 중 처음으로 브라질에 제철소를 건설하고 있다. 2015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현재 공정의 40%가량이 진행됐다. 원자재인 철광석이 풍부한 브라질에서 쇳물을 만들어 한국으로 열연강판 원자재를 조달하게 된다. 동국제강은 브라질 제철소를 통해 최고급 철강제품을 더욱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브라질 제철소를 바탕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남미 시장을 선점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철광석 산지이면서도 쇳물 생산량은 연간 4000만t 수준으로 한국의 절반 규모에 불과하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철강 산업을 일궈낸 한국 철강의 신화를 브라질에서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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