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면에 녹인 동양의 정신…이현·변경섭 나란히 개인전

입력 2013-11-13 21:23   수정 2013-11-14 05:09

[ 정석범 기자 ] 한 사람은 시를 쓰듯 자연의 본질을 그리고, 또 한 사람은 소박한 동양 여인의 마음을 바느질하듯 그린다. 해외에 더 잘 알려진 서양화가 이현 씨와 ‘노동집약적’ 추상화로 주목받고 있는 중견 서양화가 변경섭 씨다.

이들은 모두 유화라는 서양 조형어법을 사용하면서도 지극히 동양적인 감각을 풍긴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오는 17일까지 서울 서초동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이씨의 개인전 ‘지중해의 빛-환(幻)’과 19일까지 사간동 지엠에이갤러리에서 관객을 맞는 변씨의 다섯 번째 개인전은 이런 참신한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자리다.

유럽 언론으로부터 ‘빛과 색채의 화가’라는 찬사를 얻고 있는 이씨는 원색의 모노크롬(단색조) 화면에 구체적인 형상을 덧붙여 극도로 절제된 화면을 보여준다. ‘양귀비 피다’를 보면 들판을 뒤덮은 양귀비 꽃밭은 제목을 통해서만 암시될 뿐 관객에겐 거대한 붉은색의 추상적 색면으로 비친다. 최소한의 표현으로 풍성한 느낌과 사색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내적 아름다움을 추구한 동아시아 문인화의 정신과 통한다. (02)580-1300

변씨의 작품 역시 외형은 서양 추상화지만 거기에 담긴 속내는 물질과 욕망에 집착하지 않는 소박한 동양의 마음이다. 추상적 색면 위에 바늘땀을 연상시키는 잔잔하고 규칙적인 터치를 무수히 가한 노동집약적인 화면은 성실함과 정직함이 없으면 불가능한 작업이다.

바느질하는 여인이 마음을 비우고 한땀 한땀 몰입한 끝에 하나의 아름다운 의복과 자수를 완성하듯 속된 마음과 감정적 동요를 내려놓고 순간순간 열과 성을 다했던 동양 여인의 마음이다. 그래서일까. 그의 ‘바느질을 위한 드로잉’ 시리즈는 기도를 통해 마음의 평화에 이른 구도자의 내면을 엿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02)725-0040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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