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 아닌 시장이 결정한다"는 中 시진핑의 선언

입력 2013-11-13 21:35   수정 2013-11-14 05:30

중국 공산당 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가 12일 폐막됐다. 향후 10년간 중국을 이끌어갈 이념의 뼈대를 결정하는 회의인 만큼 378명의 중국 수뇌부가 나흘간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고 한다. 일부 외신들은 구체적이고 핵심적인 개혁책이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 시장경제로의 방향성이 분명해졌다는 평가도 동시에 듣고 있다.

발표문에는 개혁이란 단어가 58차례나 언급되는 동시에 사회주의란 용어도 28차례나 사용하는 등 모순도 여전히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농민을 토지로부터 해방시키고, 도시화를 통한 성장 전략을 취하며, 자원배분을 시장에 맡긴다는 확고한 방향이 발표됐다는 점은 평가할 만한 대목이다. 중국 공산당은 이번 회의에서 ‘전면적 개혁 개방의 심화’를 당의 방침으로 분명하게 내세웠다. 10년 전 후진타오가 내세웠던 ‘시장경제 체제의 심화’보다 한걸음 진전된 것이다. 발표문에서 “시장이 자원 배분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선언한 점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곧 사법 개혁도 시작된다고 한다.

이번 3중전회는 보시라이 사건에서 보듯이 중국 내 좌익선동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진행된 노선투쟁의 승리였다는 점에서 더욱 가치가 있다. 경제 성장에 따른 부작용이 커지면서 사회갈등도 심화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계급 간, 민족 간 충돌 역시 커지고 있다. 발표문에서 공평한 경쟁 등 공평이라는 단어가 11차례나 언급된 것은 이런 고민의 결과로 해석된다. 다당제 허용 등 서구세계가 요구해온 정치 개혁은 아쉽게도 찾기 어려웠다. 국가안전위원회를 설치키로 한 것도 우려를 낳는다. 그러나 법치주의가 분명히 표명됐고 기득권 개혁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점은 평가받을 만하다. 시진핑이 내세운 목표는 도시화된 시장경제 체제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런 방향이라면 머지않아 정치개혁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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