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우 기자 ] 1962년부터 2000년까지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7.5%를 기록했다. 전 세계는 한국의 경제발전을 두고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2001~2007년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4.7%로 하락했고 2008~2011년에는 3.2%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2%로 추락했고 올해 역시 잘해야 2%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저성장이 계속되면서 실업률은 상승하고 고용률은 하락했다. 소득 분배도 악화됐다. 그 결과 청년실업, 빈부격차 심화 등 사회갈등도 심각해지고 있다. 내부적 문제뿐만이 아니다. 중국 경제의 부상, 기술혁신 시대, 다극화 시대 등 만만치 않은 대외적 도전들도 산재해 있다.
《한국의 경제기적 지난 50년 향후 50년》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먼저 지난 50년 동안 한국의 경제 발전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분석한다. 그는 한국 경제의 성공 요인으로 △시장경제체제의 선택과 발전 △대외지향적 발전전략 △인적자본 개발 △기술혁신 △안정적인 거시경제 운영 △한ㆍ미 동맹관계 등 6가지를 제시한다. 하지만 제조업 중심의 수출전략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왔다는 한계도 존재했다. 저자는 “최근 이 같은 전략이 한계에 도달했으며 따라서 새로운 성장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한국 경제가 향후 50년 동안 추구해야 할 비전으로 저자는 ‘경제 및 문화 중심지’를 들고 있다. 무역·물류·금융·연구개발(R&D)·외교·국제협력 등 다방면에서 아시아의 중심지가 돼야 한다는 것. 저자는 모범 사례로 싱가포르 홍콩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위스 런던 뉴욕 샌프란시스코(실리콘밸리) 보스턴 이스라엘 등을 꼽고 있다. 이 지역들은 높은 소득 수준에서도 성장 추세가 꺾이지 않는 곳들이다.
저자는 한국이 중심지가 될 수 있는 강점들을 이미 상당 수준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한국은 우수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고도의 산업기술을 갖춘 세계적 무역 강국이다. 또 아시아의 교통 요충지이자 금융 문화 관광 등 분야의 잠재력도 갖고 있다.
하지만 보완해야 할 부분도 많다. 먼저 시장경제체제를 더욱 발전시키고 대외 개방도 더 확대해야 한다. 또 고급 인적자원을 확보하고 기존 인적자원은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벤처기업가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창조적 기초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다극화돼가는 세계 경제환경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도 요구된다.
저자는 한국이 중심지로 부상할 경우 성장활력 회복과 국민소득 증가, 고용 증대와 소득분배 개선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중국의 부상에 따른 기회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지난 50년 한국의 성공모델은 지구촌의 많은 개발도상국들에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 앞으로 50년 한국 경제는 강점을 잘 활용하면서 제도 개혁 및 정책 보완을 추진하면 또 다른 경제기적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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