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석유 유통사 인수…SK- 에쓰오일의 '결투'

입력 2013-11-17 21:21   수정 2013-11-18 04:16

[ 박해영 기자 ] SK와 에쓰오일이 호주 석유유통업체 인수를 놓고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연이은 정제시설 폐쇄로 석유 수입이 빠르게 늘고 있는 호주는 국내 정유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지역이어서 두 업체의 경쟁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호주 유나이티드 페트롤리엄(UP)의 지분매각 입찰에 참여하기 위한 예비입찰서를 매각주관사인 KPMG에 제출했다. 호주 전역에 주유소 300여개를 보유하고 있는 UP는 칼텍스, BP, 셸 등 메이저 석유회사를 제외하고는 호주에서 가장 큰 석유유통회사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지분 전체 또는 일부 매각방침을 정하고 예비입찰을 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UP 측으로부터 자료를 넘겨 받아 서류 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에쓰오일도 UP 지분 인수를 위해 예비입찰서를 제출하고 실사 작업에 들어갔다. 에쓰오일은 이달 말 이사회를 열고 인수할 지분의 규모와 입찰 가격 등 세부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국내 정유사들이 호주로 수출한 석유물량의 약 65%를 차지할 정도로 호주 사업에 강점을 갖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호주는 최근 오래된 정제시설을 잇따라 폐쇄하고 있어 석유수입이 꾸준히 늘고 있는 시장”이라며 “에쓰오일 최대주주인 사우디의 아람코는 중동보다 에쓰오일 울산공장이 호주와 가깝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SK와 에쓰오일 외에도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다국적 석유유통기업인 퓨마에너지 등 외국 회사를 포함해 5~6개 회사가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본 입찰은 내년 1월께로 예상된다.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해 30억8000만달러어치의 석유를 호주로 수출했다. 2011년(14억9000만달러) 실적의 2배가 넘는다. 호주는 2008년 한국의 전체 석유수출 물량 가운데 2.57%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비중이 5.7%까지 높아졌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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