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시총 400조의 법칙 재연?

입력 2013-11-17 21:39   수정 2013-11-18 04:32

시가총액 400조 넘으면 주식비중 줄여 지수 하락
9월10일 이후 400조 넘어…"팔때 된것 아니냐" 긴장



[ 김동욱 기자 ]
증시가 외국인들의 행보에 따라 하루 코스피지수가 30포인트 이상 요동치는 ‘일희일비(一喜一悲) 장세’를 반복하고 있다. 특히 11월 들어 외국인 순매수 기조 자체를 확신할 수 없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증시 불안이 커지고 있다. 과거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보유주식 시가총액 400조원을 경계로 국내 주식비중을 빠르게 줄였던 ‘외국인 시총 400조원의 법칙’이 이번에도 재연될지에 증시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400조원 법칙’, 또 관철될까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의 시가총액은 413조3321억원이다. 전체 시총 중 외국인 비중은 34.99%. 외국인 순매수세가 멈추기 직전이던 지난달 30일 찍은 최고점 431조8175억원(35.67%)에 비해 금액으론 18조4854억원, 비중으론 0.68%포인트 줄어든 상태다.

여전히 보유시총 400조원을 넘기고 있고, 9월10일 이후 두 달 넘게 40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만 놓고 보면 ‘비상’ 상황으로까지 보기는 힘든 수치다. 하지만 과거 400조원을 꼭지로 대규모 한국주식 팔기를 반복했던 외국인의 행보 탓에 낙관만 하긴 힘들다는 전망이 가시질 않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원화 가치 절상, 안전자산으로서 한국증시 부각, 뱅가드벤치마크지수 변경 후 자금 유입처럼 외국인 자금을 끌어들이던 요인들이 대부분 소멸했다”며 “단기적으로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유입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2000년 이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보유 주식의 시가총액이 400조원을 넘은 것은 총 12차례다. 올 9월10일부터 11월15일까지는 최장 기간 400조원 이상을 유지했다.

○“법칙 관철시 큰 충격”

문제는 외국인 시총 400조원이 ‘외국인 매도 러시’가 언제든 터져나올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신호’로 여러 차례 작용했다는 점이다. 실제 올 2월19일부터 3월14일까지 400조원 이상의 시가총액을 갖고 있던 외국인이 3월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5760억원을 순매도하자 코스피지수는 2002.13에서 1986.50으로 급락했다. 5월 말에도 시총 400조원을 넘기다가 6월 초 삼성전자를 필두로 대규모 매도를 감행하며 지수가 2000대에서 1890대로 곤두박질쳤다.

일단 대다수 증시 전문가는 아직까진 급격한 외국인 보유시총 감소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쪽에 힘을 싣고 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에는 외국인 시총 400조원의 법칙이 예외없이 관철됐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다소 달라졌다”며 “최근의 조정장세는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윈도드레싱 효과와 일부 프로그램 매매 등 계절성 요인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9월 이후 외국인 자금 유입을 이끌었던 수출 회복 등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은 근본적으로 변한 것이 없지만 외국인 자금흐름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곤 한다”며 단순한 낙관을 경계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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