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한류스타로 떠오르는 배우 정일우의 끝없는 도전

입력 2013-11-18 12:04  


[기획취재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도 눈빛만으로 모든 것을 표현해 내는 이가 있다. 그것은 바로 배우 정일우(26).

배우로서는 최고의 재주다. 그 어떤 대사보다도 강렬한 눈빛 하나만으로 사람들에게 감동과 여운을 안겨줄 수 있으니 말이다.

정일우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면 마음속 깊은 곳에 그 어떤 단어로도 형용할 수 없는 울림이 느껴진다. 슬프면서도 아련한 그 눈빛에 사람들은 묘하게 그에게 빨려든다. 덕분에 정일우의 연기에는 흡입력이 더해지고 보는 이들의 몰입도 역시 높아지게 된다.

때문에 정일우는 작품에서 맡는 캐릭터마다 제 옷을 입은 듯 어색함 없는 연기로 찬사를 받곤 한다. 20대 중반. 인생의 여러 가지 맛을 보기엔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어떤 배역이 주어지든 완벽히 소화해 내버리는 그의 능력이 신기할 따름이다.

큰 키와 훈훈한 외모, 여기에 여심을 사로잡은 선한 살인미소까지. 배우로서 뭐하나 부족함 없는 정일우가 인기 스타로 자리매김한 이유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 신예 정일우,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강렬한 눈도장

정일우의 데뷔작은 영화 ‘조용한 세상’이다. 극 중 정일우는 어린 정호 역을 맡아 조연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다.

하지만 대중들에게 정일우의 데뷔작으로 일컬어지는 것은 바로 MBC ‘거침없이 하이킥’이다. 본격적으로 제 이름을 석 자를 알리고 배우로서의 인기를 얻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정일우는 극 중 서민정을 짝사랑하는 순정파 고등학생 역을 맡아 다소 거칠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만큼은 한없이 다정한 모습을 보여줘 많은 여성의 이상형으로 거듭났다.

신예였던 정일우는 ‘거침없이 하이킥’을 만난 덕분에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프로그램 종영 후 그는 각종 드라마, 영화, CF 등 밀려오는 러브콜에 오히려 촬영 때보다 더욱 바쁜 나날들을 보냈다.

이렇듯 정일우의 출발은 화려했다. 다수 배우들이 수많은 작품을 통해 조연을 거쳐 주연으로 성장하지만, 정일우는 ‘거침없이 하이킥’ 이후 단번에 주연 배우로서 이름을 올렸다.

그가 주연배우로 성장함에 있어서는 작품을 잘 만난 이유도 있겠지만,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흡입력 높은 매력 때문은 아니었을까.

▶ 청춘스타 정일우에게 찾아온 ‘성장통’

탄탄대로만 걸을 것 같던 정일우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배우로서는 치명적일 수 있는 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것.

‘거침없이 하이킥’ 종영 후 정일우는 주연을 맡아 정극에 도전했다. 영화 ‘내 사랑’, MBC 드라마 ‘돌아온 일지매’ KBS2 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에 연달아 출연하며 그는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려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난관에 봉착했다. 부정확한 발음과 어색한 시선 처리 등의 이유로 정일우는 시청자들로부터 “연기가 어색하다”는 질타를 받았다.

사실 연기 경력이 부족한 상태로 바로 주연을 맡았기 때문에 이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첫술에 배부르랴’는 속담처럼 단번에 만족하는 결과가 나올 순 없다는 의미다.

정일우는 시청자들의 질타에 의연한 입장을 보였다. 연기력 논란에 대해 그는 “당연히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고치려고 노력 중이다. 점점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담담히 대응했다.

데뷔 당시 쏟아지는 관심과 칭찬만 받아왔던 정일우였기에 이러한 질타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 법도 한데 그는 의기소침해지기보다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우선 자신이 출연한 드라마를 꼼꼼히 모니터링 한 뒤에 잘된 부분은 더욱 부각시키고 잘못된 부분은 고치도록 노력했다. 특히 그는 방송 활동을 접고 연극 무대에 올라 연기 내실을 다졌다.

연극 첫 작품으로 ‘뷰티풀 선데이’를 선택했다. 정일우는 내면의 아픔과 상처를 갖고 있지만, 해맑은 게이 이준석 역을 맡아 색다른 도전에 나섰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것이다.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던 그에게 게이 역이라니. 때문에 “정일우가 연극을 소화해 낼 수 있을까”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일우는 모든 걱정을 연기로 불식시켰다. 그의 첫 연극 도전은 성공적이었고 연기에 대한 호평도 줄을 이었다.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연극은 흥행에 성공했다.

정일우는 연기력을 인정받았지만, 아직 부족함을 느낀 것인지 차기작 선택에 신중함을 기했다. 한양대 연극영화학과를 전공한 그는 2년간의 공백기를 가지며 학업에 매진했다.

훗날 정일우는 이 시기를 방황했던 시기로 일컬었다.

▶ 스타에서 배우가 되기까지.

2년간의 공백기를 깨고 정일우가 2011년 SBS 드라마 ‘49일’로 오랜만에 대중들 앞에 섰다. 죽은 영혼들로 인도하는 스케줄러 역할을 맡아 그는 놀랍게 성장한 연기로 시청자들을 감탄케 했다.

더 이상 정일우에게 연기력 논란은 없었다. 그저 스케줄러 역을 완벽히 소화해 낸 그의 연기에 대한 호평만 있을 뿐.

한 층 성숙해진 연기였다. 연극 무대에 섰던 경험 덕분에 감정 표현 능력은 더욱 발전됐고 발음 또한 정확했다. 진지함과 유쾌함을 넘나드는 매력까지 더해져 다시 한 번 여심은 그를 향해 흔들렸다.

‘49일’은 정일우에게 스타가 아닌 배우로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만들어 줬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다시금 불타올랐고 순식간에 얻은 인기로 인해 놀라 갈 길을 잃었던 방황의 시기는 끝이 났다.

정일우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년의 공백기 동안 힘들었다. 지난 시간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마음을 다잡기 위해 노력했고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면서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결심했다. 마음을 비우니까 오히려 많은 것이 채워졌다”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성공적인 복귀 이후 정일우는 tvN ‘꽃미남 라면 가게’, MBC ‘해를 품은 달’에 출연하며 다양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꽃미남 라면 가게’에서는 실제 모습과 비슷한 밝은 차치수 역을 ‘해를 품은 달’에서는 조선판 키다리 아저씨 양명 역을 맡아 극 과극의 매력을 뽐냈다.

특히 ‘해를 품은 달’에서 정일우가 보여준 한 여자를 향한 가슴 절절한 멜로 연기는 단연 압권이었다. 그의 슬픔을 머금은 아련한 눈빛 연기는 잊히지 않고 시간이 흘러서도 계속 회자되고 있을 정도니 말이다.

정일우는 꽃미남 스타가 아닌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길 희망했다. 그래서인지 작품 선정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 작품을 하더라도 제대로 된 연기를 보여주기 위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정일우는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대중들은 이제 더 이상 그를 ‘꽃미남 스타’로만 인식하지 않는다. 그의 바람이 이루어진 셈이다.

미세한 눈빛 하나로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경지에 오른 정일우. 이제 그를 ‘배우’로 불려도 어색함이 전혀 없다.

▶ 그 어떤 향보다 아름다운 정일우의 향기

정일우는 인간미까지 갖춘 완벽한 남자였다. 외모는 말할 것도 없고 타의 모범이 되는 행동으로 사람냄새를 풍겨 훈훈함을 자아냈다. 

그는 남몰래 꾸준히 기부활동을 해왔다. 소외 계층 어린이들을 위해 자신의 옷을 경매에 내놓는가 하면 미국 뉴욕의 한 선교단체를 방문해 장애우들과 귀한 시간을 보내며 재능을 기부하기도 했다.

또한 정일우는 자신의 모교인 한양대학교 후배들을 위해 배우 설경구, 개그우먼 박미선, 방송인 홍석천과 ‘후배 내리사랑 장학금’을 만들어 장학금을 지급해 눈길을 끈 바 있다.

평소 소외 계층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정일우는 소속사에도 알리지 않고 개인적으로 봉사활동을 다녔다. 하지만 팬들이 정일우와 함께한 봉사활동 사진을 SNS을 통해 게재해 이 같은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됐다.

▶ 새로운 도전, 긴 호흡의 드라마 ‘황금 무지개’

‘해를 품은 달’ 이후 연기력을 입증받았지만, 정일우는 한동안 방송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약 1년 반 만에 MBC 드라마 ‘황금 무지개’로 돌아왔다.

‘황금 무지개’에서 정일우는 시니컬하며 인생을 자유롭게 살고 싶어 하는 검사 서도영 역을 맡아 유이와 호흡을 맞춘다. 방송 초반은 아역들이 등장하고 11회부터는 성인 연기자들이 등장할 예정이다.

정일우는 복귀작으로 ‘황금 무지개’를 선택한 것에 대해 “‘거침없이 하이킥’이란 긴 호흡의 시트콤은 해보긴 했지만, 정극으로 긴 호흡 드라마를 해보지 않았다. 호흡이 긴 드라마를 하면서 다양한 인물의 모습을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오랜만에 복귀하는 만큼 정일우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은 높았다. 이에 정일우는 “기대가 되고 설렌다”면서 “훌륭하신 선배들과 감독, 작가님과 같이 작업하게 돼 영광이고 많이 배우면서 한층 더 성장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야심 찬 포부를 갖고 오랜만에 드라마에 복귀하는 정일우가 어떤 색다른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것인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날 때.

배우들에게 최고의 수식어는 ‘믿고 보는 배우’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많은 배우들은 이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위치에 오르기 위해 계속 도전하고 노력한다.

현재 ‘믿고 보는 배우’ 명단에는 하정우, 이병헌, 송강호, 하지원, 최민식, 전도연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의 이름이 올라와 있다.

이들과 비교했을 때 정일우의 파급력은 아직 부족하지만, 작품을 통해 쌓아온 이력을 살펴봤을 때 성장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그 이유로는 정일우만이 가진 ‘특별함’을 꼽을 수 있다. 그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과 우수에 젖은 눈빛으로 작품이 끝난 뒤에도 시청자들에게 여운을 안기곤 한다. 이는 그만의 강점이자 무기다.

다작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꾸준히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정일우. 화려한 데뷔 이후 찾아온 성장통을 이겨낸 그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성장 중이다. 치열한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그의 성장의 끝은 ‘믿고 보는 배우’가 되지 않을까. (사진출처: bnt뉴스 DB, 스타케이 엔터테인먼트, MBC ‘해를 품은 달’ 방송 캡처, MBC, SBS, KBS, tvN, ‘뷰티풀 선데이’ 포스터, ZERA, 정일우 미투데이, 판타지오, SBS ‘49’ 방송 캡처, MBC ‘돌아온 일지매’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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