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시정연설에 野 격앙…정국 다시 격랑 속으로

입력 2013-11-18 13:41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 내용에 대해 야권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정국이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 대통령은 18일 시정연설에서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한 민주당의 '원샷 특검' 수용 요구에 대해 "여야가 합의하면"을 전제로 언제든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야당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하거나 특검 자체에 부정적 견해를 드러낸 것은 아니지만 대선 개입 의혹을 둘러싼 논란과 특검 도입 문제는 '정치권의 몫'임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사실상 국회에 공을 넘긴 셈이다.

국가정보원 개혁특위 신설 요구에 대해서도 국정원이 자체 개혁안을 제출하면 국회가 심의해달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대목에 대한 여야의 해석이 긍정과 부정으로 극명히 엇갈리면서 대치 구도가 급속히 가팔라지는 양상이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요구를 상당히 수용했다"고 평가한 반면, 민주당은 "불통으로 야당과 국민을 무시했다"고 비난했다.

19일부터 시작하는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가 국가기관과 공무원 노조 등의 대선개입 의혹,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수사 결과 등을 놓고 정면 충돌할 것으로 보여 여야 대치는 극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은 상당히 격앙된 반응이어서 국회에 계류된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와 여권이 추진 중인 주요 법안과 예산안 심의에 상당 기간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은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끝내고 퇴장할 때부터 일부 의원이 기립하지 않는 것으로 불만을 표시하더니 박 대통령이 국회를 떠나자마자 본청 계단에서 시정연설 내용에 대한 '규탄 집회'까지 열었다.

김한길 대표는 "말씀은 많았지만 정답은 없었다"면서 "미지근한 물로는 밥을 지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집회에서 "야당과 국민이 시정을 요구한 것은 하나도 시정되지 않은 유감스러운 내용이었다"면서 "가게무샤(影武者·대역)를 내세워 불통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전 원내대표는 "최대 문제는 바로 대통령의 불통이다. 정국을 풀어야 할 당사자인 대통령이 오히려 정국을 악화하고 있다"면서 "야당 무시, 민심 무시이다. 이대로 간다면 국민이 더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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