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한은, 기준금리 인상 늦춰야"

입력 2013-11-18 21:02  

[ 주용석/서정환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8일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한국은행에 던졌다. 당분간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확장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대희·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이날 ‘최근 물가상승률에 대한 평가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현재의 낮은 물가상승률은 단기적으로 통화정책을 수행함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연구위원은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언젠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는데 (올해와 내년의 물가 수준에 비춰보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가급적 늦출 필요가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KDI의 이 같은 권고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2.2%에 이어 올해 1.1%, 내년 2% 안팎(1.7~2.3%)에 그칠 전망이다. 전망치대로라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99년(0.08%) 이후 1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내년에도 2% 안팎에 그치면 지난해와 올해에 이어 3년 연속 한은의 중기 물가안정 목표(2.5~3.5%)를 밑돌게 된다.

정부도 최근 물가 상승 압력이 약해지는 데 대해 ‘저(低)물가가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년에도 저물가가 지속되면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구조적이고 지속적인 물가 하락)에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중기 물가안정 목표의 괴리를 곧바로 ‘확장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응이다. 한은 관계자는 “중기 물가안정 목표는 단기간에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아니다”며 “내년 하반기에는 물가상승률이 3%에 육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용석/서정환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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