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세무조사 기업 689→1114곳…3년치 사업 훑어 '부담 가중'

입력 2013-11-18 21:02  

세무조사 받는 기업 늘어난다

국세청 '세무조사감독위원회' 첫 회의

年매출 3000억 이상으로 대상 확대
불확실성 줄지만 조사강도는 높아져



[ 임원기 기자 ]
내년부터 5년 주기로 정기 세무조사(순환 세무조사)를 받는 기업이 현행 689개에서 1114개로 대폭 늘어난다. 국세청의 정기 세무조사 대상이 연매출 5000억원 이상에서 3000억원 이상 기업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새로 정기조사에 포함되는 기업의 경우 세무조사에 대한 불확실성은 다소 줄겠지만 세무조사를 받는 과거 회계연도 사업기간이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나는 등 실제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기 세무조사, 매년 70건 증가

국세청은 18일 서울 수송동 청사에서 ‘세무조사감독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세무조사 대상자 선정 기준 및 내년 세무조사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일정 매출 이상 대법인에 대한 5년 주기 순환조사는 백용호 전 국세청장 재임 시절인 2009년 만들어진 틀이다. 당시 순환조사 주기는 4년이었지만 지난해 순환조사 주기가 5년으로 변경된 데 이어 내년에는 매출 기준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2013 국세통계 조기 공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국내 48만2574개 법인 중 연매출 5000억원 이상은 689개(0.14%), 3000억원 이상 법인은 1114개(0.22%)다. 국세청의 이번 기준 변경으로 정기 세무조사 대상 기업이 425개 늘어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세무조사를 받는 기업도 현재 매년 80여개에서 150여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기업 체감 조사 강도 높아질 듯

국세청은 정기 세무조사 대상 기업이 늘어난다고 전체 세무조사 빈도와 강도가 커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세무조사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김국현 국세청 조사기획과장은 “새롭게 정기조사에 포함된 매출 3000억~5000억원 기업도 그동안 반 정기적으로 세무조사를 받은 곳”이라며 “이번 조치로 세무조사의 불확실성이 줄고 기업 내부적으로 회계 투명성 등도 높일 수 있어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세청의 해석과 달리 기준 변경으로 조사 대상에 새로 편입되는 기업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법인세 신고 내역 등이 의심되면 간헐적으로 조사를 받지만 정기조사 대상에 편입되는 그 자체로 부담이 늘어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정기조사 대상 기업은 1회 조사 때 과거 3년치 회계연도의 사업 내용을 조사받지만 비정기조사 대상 기업은 2년치 자료만 내도록 돼 있다. 당연히 조사 기간이 늘어나고 요구 자료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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