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상저하고' vs '상고하저' 팽팽

입력 2013-11-20 21:34  

증권사들, 코스피 지수밴드는 1800~2500 전망

상저하고
美양적완화 축소로 부진…하반기에 안정 찾을 것

상고하저
상반기 '옐런효과' 지속…출구전략 하반기에 구체화




[ 윤희은 기자 ]
증권사들이 내년 증시는 올해보다 나을 것이란 ‘희망 섞인’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각 증권사들이 제시한 내년 코스피지수 범위를 보면 하단은 최저 1800(동부증권), 상단은 최대 2500(KTB투자증권)이다. 코스피지수가 올 들어 20일 현재까지 1780~2059에서 움직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보다는 지수대가 높아진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증시 상승 시점에 대해선 증권사마다 견해가 분분하다. 우리투자, 하나대투, 대신, 미래에셋증권 등은 상반기에 부진했다가 하반기에 나아지는 ‘상저하고’(上低下高)의 증시 흐름을 예측했다. 반면 대우, 삼성, 교보, 신한금융투자 등은 상반기에 오름세를 보이다가 하반기에 떨어지는 ‘상고하저’(上高下低)를 예상했다.

○상저하고 vs 상고하저

‘상저하고’를 예측한 증권사들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 시점으로 유력한 상반기에 부진을 겪다가 하반기에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부 팀장은 “코스피지수는 미국 양적완화 축소와 부채증액 협상이 있을 내년 1분기에 주춤한 모양새를 보이다가 3분기부터는 신흥시장 회복기대 등에 힘입어 상승세를 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과 내수의 불균형이 하반기에 개선될 것을 전제로 ‘상저하고’를 예측한 증권사도 있었다.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수출 주도의 불균형적인 경기회복을 거쳐, 하반기 수출과 내수가 같이 좋아지는 균형 성장이 전망돼 증시도 ‘상저하고’를 예상한다”고 했다.

‘상고하저’를 전망하는 증권사들은 당분간 양적완화 유지를 표명한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차기 의장의 뜻에 따라 양적완화가 늦춰지거나. 양적완화 축소가 상반기에 시작돼도 실질적으론 하반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옐런 차기 의장의 의중에 따라 통화정책이 쉽게 바뀌지 못할 것이란 점을 염두에 두고 내년도 전망을 내놨다”며 “특히 하반기에는 유로존 회복에 따라 아일랜드, 그리스처럼 그동안 소외됐던 시장이 다시 부각될 전망이기 때문에 국내시장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미국 출구전략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아 하반기 변동성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지수전망, 큰 의미 없을 수도”

현재 증권사들이 내놓는 지수전망이 큰 의미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전반적인 전망을 상고하저로 내놨지만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예상보다 늦어진다면 하반기에 코스피 고점이 나올 수도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코스피지수 상단과 하단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지수범위에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의도에서 지수 평균전망치(2150)를 함께 제시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년 중 단 하루만 상단에 닿아도 연간 전망 지수범위가 유효하기 때문에 예상 지수범위의 상단과 하단보다는 평균치를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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