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부문이 30% 이상 차지
성공 DNA 전파 위해 잇단 이동
그룹의 임원사관학교로 부상
[ 윤정현/정인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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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초우량 회사인 삼성전자를 통해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이들을 다시 계열사에 내보내는 방식으로 그룹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축적한 삼성전자의 유전 인자를 전 계열사로 확산시키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삼성의 인력양성소 역할을 하고 있다. 계열사들의 삼성전자 배우기 열기도 뜨겁다.
◆1년 사이 임원 100명 이상 증가
삼성전자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임원은 권오현 부회장과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신종균 IT·모바일(IM)부문 사장, 이상훈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4명의 등기임원에 1121명의 미등기임원을 포함해 총 1125명이었다. 지난해 3분기 999명에서 1년 만에 126명이 증가했다. 임원 수는 지난해 4분기 처음 1000명을 넘긴 이후 올 들어서도 꾸준히 상승세다. 실적 향상이 두드러진 만큼 우수 인력을 적극 영입한 결과다. 올 3분기까지 삼성전자의 누적 영업이익은 28조470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29조원)에 육박한다.
삼성전자엔 사장만 16명이고 부사장은 53명이 있다. 올 3분기 경력직으로 외부에서 영입한 임원도 14명에 이른다. 연구개발(R&D) 인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가운데 연구위원 수는 368명으로 전체 임원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직원 수가 함께 늘어 전체 임직원 수에 대한 임원 비율은 1.1% 정도로 유지되고 있다. 9만여 명의 직원들 중 83명 중 한 명꼴로 임원이 되고 4700명 중 한 명만 사장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임원 사관학교
삼성전자 임원들은 삼성의 다른 계열사에서도 ‘비싼 몸’이다. 조직에 변화가 필요하거나 키우려는 사업이 있으면 어김없이 삼성전자 출신 인사들을 찾곤 한다.
가장 최근에 삼성전자 임원들이 대거 자리를 잡은 곳은 삼성전기. 삼성전자의 미국 오스틴 법인장으로 일하던 한우성 전무가 이달 초 삼성전기로 옮겼고 비슷한 시기에 한정욱 삼성전자 시스템LSI 제조센터 상무와 조한구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연구위원도 삼성전기에 둥지를 텄다. 세 사람은 삼성전기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인쇄회로기판(PCB) 사업의 개선을 위해 만든 ‘기판(ACI) 일류화 태스크포스(TF)’에서 호흡을 맞춘다.
지난달엔 삼성엔지니어링에 삼성전자 출신 임원들이 긴급 투입됐다. 한민호 삼성전자 전무가 삼성엔지니어링 인사지원실장으로 이동했고 정진동 전무와 김경호 상무, 이동기 상무가 ‘경영선진화 TF’ 담당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작년 12월 전후로 삼성엔지니어링으로 옮긴 문덕규 상무와 송창현 상무도 삼성전자 출신이다.
앞서 올초에는 제일모직이 삼성전자 임원들을 잇따라 영입했다.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윤주화 사장과 함께 고현일 전무, 이진하 상무, 김상철 상무 등이 삼성전자에서 제일모직의 패션부문으로 이동했다. 패션사업을 세계 최고 반열에 올려놓기 위해 혁신 업무를 주도하고 있다. 전자 사업과 무관한 것처럼 보이는 곳에서도 삼성전자 임원들을 원한다. 지난해 5월부터 삼성전자 출신인 임석우 전무와 이강훈 전무, 김종인 전무 등 6명의 임원이 잇따라 에스원으로 이동한 게 대표적 사례다.
삼성 관계자는 “글로벌 1등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의 성공 DNA를 계열사로 확산시키기 위해 삼성전자 전문 인력들이 타 계열사로 더 많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정현/정인설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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