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돕스 "한국형 골드만삭스? 꿈 깨라"

입력 2013-11-21 21:42   수정 2013-11-22 04:49

리처드 돕스 맥킨지 글로벌연구소장의 쓴소리

금투협 '자본시장 60년' 심포지엄
금융서 동력 찾는 노력 부족
파생상품 시장 강점 살려 '아시아의 시카고'로 키워야



[ 조재길 기자 ] “한국형 골드만삭스요? 태생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

리처드 돕스 맥킨지 글로벌연구소장(사진)은 2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금융투자협회 주최 ‘자본시장 60년, 향후 10년’ 심포지엄에 참석한 뒤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했다. 돕스 소장은 “한국 정부는 수출주도형 제조업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왔고 투자자들은 위험회피 성향이 강하다”며 “이런 토양 아래에선 골드만삭스와 같은 대형 투자은행(IB) 탄생은 요원한 일”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정부가 추진해온 금융허브 모델도 다르지 않다는 게 그의 얘기다. 돕스 소장은 “뉴욕이나 홍콩을 본떠 아시아 금융허브로 도약하겠다고 했지만 서울이 수백년 금융의 역사를 갖고 있는 그런 도시들을 제칠 수 있다는 건 환상”이라며 “도쿄 상하이 등 똑같은 전략을 쓰는 인접 도시만 해도 경제규모가 서울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돕스 소장은 “한국에선 금융서비스 산업에서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 같다”며 “제조업체들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는 상황에서 금융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끓는 물 속에서 서 서히 죽는 개구리 신세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 금융산업은 스스로의 강점을 살리는 틈새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돕스 소장은 “세계 소비자들이 애플의 아이폰 대신 삼성 갤럭시를 더 많이 구매하는 이유는 품질이 좋고 저렴하기 때문”이라며 “휴대폰 자동차 조선업 등 한국 제조업이 생산성 1등인 것처럼 금융분야에서도 혁신을 통해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쪽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인 정보기술(IT)을 금융에 접목해 가격 혁신을 선도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돕스 소장은 한국이 상품시장 쪽에선 아시아 허브를 꿈꿀 만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은 이미 전 세계 파생상품 거래규모에서 상위권”이라며 “중국 일본 등과의 접근성을 살려 아시아의 시카고로 자리매김하도록 전략을 수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시카고는 세계 최대 상품시장을 갖고 있는 도시다.

돕스 소장은 “메가뱅크(대형 은행)에 대한 논란이 많지만 지금 논의되는 은행 2~3개를 합쳐도 글로벌 시장에선 작은 규모”라며 “미국 등에서 세제 혜택을 주면서 금융산업을 키웠던 역사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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