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뤼섹 컬렉션…몽블랑 장인정신 총집결
두 개의 회전 디스크로 독자적 메커니즘 자랑
[ 민지혜 기자 ]
시계는 본디 시간을 알려주는 아이템이다. 그것이 시계의 역할이자 사명이다. 이 때문에 누가 더 정확하게 시간을 표시하는 시계를 내놓는지, 얼마나 더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어디에도 없는 시계’를 만들어내는지 워치 메이커들마다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시계 자체만으로 아름다운 예술품의 경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누가 봐도 정교하면서도 아름다운 시계를 만드는 것이 럭셔리 워치 메이커들의 과제인 시대다.
시간을 기록하다…몽블랑의 장인 정신
만년필로 유명한 스위스 럭셔리 브랜드 ‘몽블랑(Montblanc)’은 만년필을 만들던 정교함과 예술성을 직경 5㎝도 안 되는 다이얼(문자판) 안에 고스란히 담아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시계’를 만들고 있다. 1997년에 시계 사업을 시작해 뒤늦게 출발했지만 153년의 역사를 지닌 워치 아틀리에 ‘미네르바(Minerva)’를 2008년 인수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미네르바는 장인정신과 전통 제작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곳. 몽블랑은 미네르바를 인수하면서 ‘빌르레(Villeret)’로 이름을 바꿔 일부 하이엔드급 시계를 생산하고 있다. 대부분의 몽블랑 시계는 ‘르 로클(Le Locle)’ 아틀리에에서 만들고 있다.
특히 만년필로 시작한 몽블랑에 시계란 ‘시간의 기록’이라는 의미가 크다. 이 때문에 다른 워치 메이커와 차별화되는 크로노그래프(Chronograph·시간 속도 거리 등을 측정하는 장치) 시계에 중점을 두고 있다. 크로노그래프는 그리스어로 ‘시간(Chronos)’과 ‘쓰다(Graphein)’를 합성한 단어로 ‘시간의 기록’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몽블랑은 지속적인 크로노그래프 기술을 개발한 끝에 2008년 처음으로 자사의 기술력만으로 자체 무브먼트(동력장치) 개발에 성공했다. 이 무브먼트로 만든 시계는 크로노그래프를 최초로 발명(1821년)한 인물인 니콜라스 뤼섹의 이름을 본따 ‘뤼섹 컬렉션 (Rieussec Collection)’이라고 이름 붙였다.
몽블랑의 뤼섹 컬렉션은 초기에 뤼섹이 발명했던 크로노그래프 시계들처럼 핸즈(시곗바늘)가 수직으로 고정돼 있고 아래쪽 다이얼 디스크(문자판)가 회전하면서 시간을 표기하는 형태다. 또 8시 방향에 달린 한 개의 버튼만으로 시작, 정지, 리셋 등 3가지 기능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다.
크로노그래프 ‘니콜라스 뤼섹 라이징 아워스’
몽블랑이 만든 뤼섹 컬렉션의 기술력이 가장 고도로 집적된 시계가 ‘니콜라스 뤼섹 라이징 아워스(Nicolas Rieussec Rising Hours)’다. 몽블랑이 발전시켜온 크로노그래프 시계들은 60초와 30분의 시간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핸즈가 아닌 디스크를 회전시키는 방법을 처음 사용했다. 그리고 다른 지역의 시간대를 보여주기 위해 회전하는 디스크를 추가로 장착, 총 2개의 디스크를 통해 12시간의 변화를 보여주면서 낮과 밤까지 표시하기에 이른다. 바로 니콜라스 뤼섹 라이징 아워스가 탄생한 것이다.
이 시계는 기존의 뤼섹 컬렉션처럼 고정된 핸즈 아래서 회전하는 디스크가 시간을 알려주는 방식을 그대로 고수함과 동시에 낮과 밤을 알 수 있는 인디케이션을 달아 다른 제품과 차별화했다. 니콜라스 뤼섹 라이징 아워스에서 시간을 보여주는 방식은 그 기술력만 봐도 혁신적이다. 모든 니콜라스 뤼섹 모델들처럼 이 시계 또한 중심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일상 시간을 나타내는 다이얼(문자판)이 있다. 그러나 시침 대신 12시 방향에 작은 삼각형의 인덱스를 지닌 둥근 홀이 있고 그 아래 12시간이 아라비아 숫자로 적혀 있는 디스크가 회전한다. 시간을 나타내는 숫자들은 낮 또는 밤 시간에 따라 색상이 달라진다. 이 숫자들은 밤 시간 동안에는 블루 컬러를, 낮 시간에는 블랙 컬러를 띤다.
이 독특한 디스플레이는 새로운 무브먼트인 ‘칼리버 MB R220’로 구현할 수 있었다. 이 칼리버는 하나의 디스크가 또 다른 디스크 위에 위치해, 이 두 개의 회전하는 디스크로 구성된 정교하고 독자적인 메커니즘이 특징이다. 1부터 12까지의 아라비아 숫자들은 위에 있는 디스크를 깎아 만든 스켈레톤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이 12시간 디스크는 연한 블루와 블랙, 두 가지 컬러를 띠고 있는 낮·밤 디스크 위에서 회전하면서 시간에 따라 밤에는 밝고 낮에는 어두운 컬러의 숫자들을 창 속에서 보여준다. 낮·밤 디스크는 속도를 변화시켜 일정 간격을 두며 회전하기 때문에 스켈레톤 방식으로 만들어진 숫자들 속에서 원하는 컬러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특허 받은 몰타 크로스 메커니즘
이 복잡한 움직임은 휠과 같은 두 개의 캠(cam)으로 구성된 몰타 크로스 메커니즘 때문에 작동이 가능해진다. 하나의 캠은 낮·밤 디스크의 프로펠링 부분에 탑재돼 있고 다른 하나는 시간 부분의 연결선에 고정돼 있다. 두 캠은 특정한 시간에 움직이지 않게 고안됐기 때문에, 낮·밤 디스크가 더 이상 가속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12시간 디스크와 같은 속도로 회전을 계속하면서 두 개의 톱니가 맞물릴 때까지 낮·밤 디스크의 회전 속도를 점차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이후 낮·밤 디스크는 맞물렸던 톱니가 완전히 분리돼 정지할 때까지 속도가 줄어든다.
특허를 받은 이 ‘라이징 아워스’ 메커니즘은 매일 오전 6시와 오후 6시마다 한 번 작동한다. 더블 디스크 메커니즘 외에도 니콜라스 뤼섹 라이징 아워스는 네 개의 회전하는 디스크를 갖고 있다. 요일은 9시 방향에서, 날짜는 3시 방향의 창에서 보여준다. 또 이 크로노그래프는 마모가 적은 방식으로 결합되고 분리되는 컬럼 휠로 통제되고 있다. 브라운 악어가죽 스트랩에 레드 골드로 제작된 삼중 폴딩 클라습(양쪽으로 여닫는 잠금장치)이 장착돼 있어 스트랩을 쉽게 여닫을 수 있다. 레드골드 버전과 함께 스틸 버전도 나왔는데 스틸 버전은 폴딩 클라습이 장착된 블랙 악어가죽 스트랩으로 만들었다. 가격은 4300만원.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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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회전 디스크로 독자적 메커니즘 자랑
[ 민지혜 기자 ]
시계는 본디 시간을 알려주는 아이템이다. 그것이 시계의 역할이자 사명이다. 이 때문에 누가 더 정확하게 시간을 표시하는 시계를 내놓는지, 얼마나 더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어디에도 없는 시계’를 만들어내는지 워치 메이커들마다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시계 자체만으로 아름다운 예술품의 경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누가 봐도 정교하면서도 아름다운 시계를 만드는 것이 럭셔리 워치 메이커들의 과제인 시대다.
시간을 기록하다…몽블랑의 장인 정신만년필로 유명한 스위스 럭셔리 브랜드 ‘몽블랑(Montblanc)’은 만년필을 만들던 정교함과 예술성을 직경 5㎝도 안 되는 다이얼(문자판) 안에 고스란히 담아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시계’를 만들고 있다. 1997년에 시계 사업을 시작해 뒤늦게 출발했지만 153년의 역사를 지닌 워치 아틀리에 ‘미네르바(Minerva)’를 2008년 인수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미네르바는 장인정신과 전통 제작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곳. 몽블랑은 미네르바를 인수하면서 ‘빌르레(Villeret)’로 이름을 바꿔 일부 하이엔드급 시계를 생산하고 있다. 대부분의 몽블랑 시계는 ‘르 로클(Le Locle)’ 아틀리에에서 만들고 있다.
특히 만년필로 시작한 몽블랑에 시계란 ‘시간의 기록’이라는 의미가 크다. 이 때문에 다른 워치 메이커와 차별화되는 크로노그래프(Chronograph·시간 속도 거리 등을 측정하는 장치) 시계에 중점을 두고 있다. 크로노그래프는 그리스어로 ‘시간(Chronos)’과 ‘쓰다(Graphein)’를 합성한 단어로 ‘시간의 기록’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몽블랑은 지속적인 크로노그래프 기술을 개발한 끝에 2008년 처음으로 자사의 기술력만으로 자체 무브먼트(동력장치) 개발에 성공했다. 이 무브먼트로 만든 시계는 크로노그래프를 최초로 발명(1821년)한 인물인 니콜라스 뤼섹의 이름을 본따 ‘뤼섹 컬렉션 (Rieussec Collection)’이라고 이름 붙였다.
몽블랑의 뤼섹 컬렉션은 초기에 뤼섹이 발명했던 크로노그래프 시계들처럼 핸즈(시곗바늘)가 수직으로 고정돼 있고 아래쪽 다이얼 디스크(문자판)가 회전하면서 시간을 표기하는 형태다. 또 8시 방향에 달린 한 개의 버튼만으로 시작, 정지, 리셋 등 3가지 기능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다.
크로노그래프 ‘니콜라스 뤼섹 라이징 아워스’몽블랑이 만든 뤼섹 컬렉션의 기술력이 가장 고도로 집적된 시계가 ‘니콜라스 뤼섹 라이징 아워스(Nicolas Rieussec Rising Hours)’다. 몽블랑이 발전시켜온 크로노그래프 시계들은 60초와 30분의 시간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핸즈가 아닌 디스크를 회전시키는 방법을 처음 사용했다. 그리고 다른 지역의 시간대를 보여주기 위해 회전하는 디스크를 추가로 장착, 총 2개의 디스크를 통해 12시간의 변화를 보여주면서 낮과 밤까지 표시하기에 이른다. 바로 니콜라스 뤼섹 라이징 아워스가 탄생한 것이다.
이 시계는 기존의 뤼섹 컬렉션처럼 고정된 핸즈 아래서 회전하는 디스크가 시간을 알려주는 방식을 그대로 고수함과 동시에 낮과 밤을 알 수 있는 인디케이션을 달아 다른 제품과 차별화했다. 니콜라스 뤼섹 라이징 아워스에서 시간을 보여주는 방식은 그 기술력만 봐도 혁신적이다. 모든 니콜라스 뤼섹 모델들처럼 이 시계 또한 중심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일상 시간을 나타내는 다이얼(문자판)이 있다. 그러나 시침 대신 12시 방향에 작은 삼각형의 인덱스를 지닌 둥근 홀이 있고 그 아래 12시간이 아라비아 숫자로 적혀 있는 디스크가 회전한다. 시간을 나타내는 숫자들은 낮 또는 밤 시간에 따라 색상이 달라진다. 이 숫자들은 밤 시간 동안에는 블루 컬러를, 낮 시간에는 블랙 컬러를 띤다.
이 독특한 디스플레이는 새로운 무브먼트인 ‘칼리버 MB R220’로 구현할 수 있었다. 이 칼리버는 하나의 디스크가 또 다른 디스크 위에 위치해, 이 두 개의 회전하는 디스크로 구성된 정교하고 독자적인 메커니즘이 특징이다. 1부터 12까지의 아라비아 숫자들은 위에 있는 디스크를 깎아 만든 스켈레톤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이 12시간 디스크는 연한 블루와 블랙, 두 가지 컬러를 띠고 있는 낮·밤 디스크 위에서 회전하면서 시간에 따라 밤에는 밝고 낮에는 어두운 컬러의 숫자들을 창 속에서 보여준다. 낮·밤 디스크는 속도를 변화시켜 일정 간격을 두며 회전하기 때문에 스켈레톤 방식으로 만들어진 숫자들 속에서 원하는 컬러로 바뀔 수 있는 것이다.특허 받은 몰타 크로스 메커니즘
이 복잡한 움직임은 휠과 같은 두 개의 캠(cam)으로 구성된 몰타 크로스 메커니즘 때문에 작동이 가능해진다. 하나의 캠은 낮·밤 디스크의 프로펠링 부분에 탑재돼 있고 다른 하나는 시간 부분의 연결선에 고정돼 있다. 두 캠은 특정한 시간에 움직이지 않게 고안됐기 때문에, 낮·밤 디스크가 더 이상 가속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12시간 디스크와 같은 속도로 회전을 계속하면서 두 개의 톱니가 맞물릴 때까지 낮·밤 디스크의 회전 속도를 점차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이후 낮·밤 디스크는 맞물렸던 톱니가 완전히 분리돼 정지할 때까지 속도가 줄어든다.
특허를 받은 이 ‘라이징 아워스’ 메커니즘은 매일 오전 6시와 오후 6시마다 한 번 작동한다. 더블 디스크 메커니즘 외에도 니콜라스 뤼섹 라이징 아워스는 네 개의 회전하는 디스크를 갖고 있다. 요일은 9시 방향에서, 날짜는 3시 방향의 창에서 보여준다. 또 이 크로노그래프는 마모가 적은 방식으로 결합되고 분리되는 컬럼 휠로 통제되고 있다. 브라운 악어가죽 스트랩에 레드 골드로 제작된 삼중 폴딩 클라습(양쪽으로 여닫는 잠금장치)이 장착돼 있어 스트랩을 쉽게 여닫을 수 있다. 레드골드 버전과 함께 스틸 버전도 나왔는데 스틸 버전은 폴딩 클라습이 장착된 블랙 악어가죽 스트랩으로 만들었다. 가격은 4300만원.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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