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처폰 과감히 줄이고 프리미엄·보급형 공략 주효
3분기 스마트폰 시장서 가장 높은 성장률 기록
LTE-A 특허 글로벌 1위…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2014년부터 자체 생산
[ 심성미 기자 ]
올해 3분기(7~9월)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회사는 어디일까. 삼성전자나 애플이 아니다. 주인공은 LG전자다.
LG전자는 3분기 12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700만대) 대비 71.4%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주요 제조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LG전자의 스마트폰은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그저 그런 스마트폰’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휴대폰 시장의 무게중심이 스마트폰으로 옮겨가던 시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탓이었다.
하지만 옵티머스G 이후로 LG전자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부는 스마트폰 제품, 기업 브랜드 이미지, 판매량 측면에서 고루 호평받고 있다. G2는 소비자 잡지 컨슈머리포트가 선정한 ‘올해의 전자제품 10종’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용 스마트폰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지난 9월 정보기술(IT) 매거진 스터프는 ‘톱10 스마트폰’ 목록을 꼽으며 G2를 1위로 올렸다. 이 잡지는 “테스트해본 제품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옵티머스 G’부터 호평받기 시작
LG전자는 올해 1~9월 총 344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삼성(2억3380만대), 애플(1억240만대)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했다. 3분기에 판매 실적이 약간 뒤처지긴 했지만 LG전자는 연내 확고한 3위 자리를 지킨다는 계획이다. 삼성과 애플의 양강 구도를 ‘삼성-애플-LG’ 3강 구도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한 지 3년여 만에 3위로 올라선 배경은 피처폰 판매를 과감히 줄이고 프리미엄·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전략을 썼기 때문이다. 특히 프리미엄 스마트폰 분야에서 LG전자가 호평받기 시작한 것은 ‘옵티머스G’부터다. 그 전까지는 정체성 없는 브랜드 전략, 특징 없는 제품 등으로 인해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옵티머스G부터는 ‘LG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옵티머스G는 구본무 LG그룹 회장 지시로 개발 초기 단계부터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 그룹 계열사 역량을 총 결집해 만들어 ‘회장님폰’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옵티머스G는 전 세계에서 200만대 넘게 팔렸다.
‘인간을 이해한다’ G2로 날개
옵티머스G로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궤도에 올라왔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제품의 품질이 애플이나 삼성에 비견될 정도는 아니
다. 하지만 지난 8월 나온 G2는 평론가와 일반 사용자 사이에서 ‘흠잡을 데 없는 스마트폰’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경쟁사 제품과 확실히 차별화하기 위해 하드웨어에는 후면 버튼을 적용하는 파격을 시도했다. 전원 버튼과 볼륨 버튼을 모두 제품 뒷면에 배치해 다른 제품보다 외관을 매끈하게 만들었다. 더욱 인간 중심적인 사용자 경험(UX)도 대거 내장했다. 사생활 보호 기능인 ‘게스트 모드’, 전원 버튼을 누를 필요 없이 화면을 두 번 두드리기만 하면 켜지는 ‘노크온’ 기능도 독창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유럽·중남미 보급형 시장 공략
LG전자가 HTC, 소니 등을 밀어내고 세계 3위 업체로 올라선 데에는 보급형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도 주효했다. 지난해 4월 유럽 시장에 처음 출시한 3세대(3G) 이동통신용 스마트폰인 옵티머스L 시리즈는 출시 9개월 만에 1000만대 넘게 팔렸다. 양 옆이 오목하게 들어간 독특한 디자인, 따뜻한 가죽 질감의 뒷면 커버 등으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했지만 가격은 100~300달러 수준으로 낮아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보급형 4세대 이동통신(LTE) 스마트폰인 옵티머스F 시리즈 역시 중남미와 유럽 지역에서 호평받고 있다. LG전자는 보급형 LTE 스마트폰을 F3, F5, F7, F9 등 네 가지 기종으로 꾸렸다.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보급형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LG전자 측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벌어졌던 치열한 전투가 보급형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 보급형 LTE 제품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핵심 부품 자체 생산 등 체계적 미래 준비
미래사업 준비에도 한창이다. LG전자는 전 세계에서 LTE-A(어드밴스트)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지난 6월 특허전문 컨설팅 기관 테크IPM에 따르면 기술 검토를 마친 LTE-A 특허 182건 중 LG전자가 보유한 특허가 23%로 가장 많았다. 최근 LG전자는 LTE 기술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특허 인력을 30% 늘렸다.LTE 특허도 최다 보유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앤드코에 따르면 LG전자는 전 세계 LTE 특허 중 가장 많은 23%를 보유하고 있고, 그 가치는 79억달러(약 9조4800억원)에 달해 업계 1위 수준이다.
LG전자는 내년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내장한 스마트폰을 선보일 계획이다. LG전자 측은 “핵심 부품을 자체 조달해 통신사의 요구에 즉각 대응하는 것뿐 아니라 하드웨어에 대한 경쟁력도 높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3분기 스마트폰 시장서 가장 높은 성장률 기록
LTE-A 특허 글로벌 1위…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2014년부터 자체 생산
[ 심성미 기자 ]
올해 3분기(7~9월)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회사는 어디일까. 삼성전자나 애플이 아니다. 주인공은 LG전자다.
LG전자는 3분기 12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700만대) 대비 71.4%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주요 제조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LG전자의 스마트폰은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그저 그런 스마트폰’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휴대폰 시장의 무게중심이 스마트폰으로 옮겨가던 시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탓이었다.
하지만 옵티머스G 이후로 LG전자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부는 스마트폰 제품, 기업 브랜드 이미지, 판매량 측면에서 고루 호평받고 있다. G2는 소비자 잡지 컨슈머리포트가 선정한 ‘올해의 전자제품 10종’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용 스마트폰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지난 9월 정보기술(IT) 매거진 스터프는 ‘톱10 스마트폰’ 목록을 꼽으며 G2를 1위로 올렸다. 이 잡지는 “테스트해본 제품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옵티머스 G’부터 호평받기 시작
LG전자는 올해 1~9월 총 344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삼성(2억3380만대), 애플(1억240만대)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했다. 3분기에 판매 실적이 약간 뒤처지긴 했지만 LG전자는 연내 확고한 3위 자리를 지킨다는 계획이다. 삼성과 애플의 양강 구도를 ‘삼성-애플-LG’ 3강 구도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한 지 3년여 만에 3위로 올라선 배경은 피처폰 판매를 과감히 줄이고 프리미엄·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전략을 썼기 때문이다. 특히 프리미엄 스마트폰 분야에서 LG전자가 호평받기 시작한 것은 ‘옵티머스G’부터다. 그 전까지는 정체성 없는 브랜드 전략, 특징 없는 제품 등으로 인해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옵티머스G부터는 ‘LG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옵티머스G는 구본무 LG그룹 회장 지시로 개발 초기 단계부터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 그룹 계열사 역량을 총 결집해 만들어 ‘회장님폰’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옵티머스G는 전 세계에서 200만대 넘게 팔렸다.
‘인간을 이해한다’ G2로 날개
옵티머스G로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궤도에 올라왔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제품의 품질이 애플이나 삼성에 비견될 정도는 아니
다. 하지만 지난 8월 나온 G2는 평론가와 일반 사용자 사이에서 ‘흠잡을 데 없는 스마트폰’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경쟁사 제품과 확실히 차별화하기 위해 하드웨어에는 후면 버튼을 적용하는 파격을 시도했다. 전원 버튼과 볼륨 버튼을 모두 제품 뒷면에 배치해 다른 제품보다 외관을 매끈하게 만들었다. 더욱 인간 중심적인 사용자 경험(UX)도 대거 내장했다. 사생활 보호 기능인 ‘게스트 모드’, 전원 버튼을 누를 필요 없이 화면을 두 번 두드리기만 하면 켜지는 ‘노크온’ 기능도 독창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유럽·중남미 보급형 시장 공략
LG전자가 HTC, 소니 등을 밀어내고 세계 3위 업체로 올라선 데에는 보급형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도 주효했다. 지난해 4월 유럽 시장에 처음 출시한 3세대(3G) 이동통신용 스마트폰인 옵티머스L 시리즈는 출시 9개월 만에 1000만대 넘게 팔렸다. 양 옆이 오목하게 들어간 독특한 디자인, 따뜻한 가죽 질감의 뒷면 커버 등으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했지만 가격은 100~300달러 수준으로 낮아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보급형 4세대 이동통신(LTE) 스마트폰인 옵티머스F 시리즈 역시 중남미와 유럽 지역에서 호평받고 있다. LG전자는 보급형 LTE 스마트폰을 F3, F5, F7, F9 등 네 가지 기종으로 꾸렸다.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보급형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LG전자 측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벌어졌던 치열한 전투가 보급형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 보급형 LTE 제품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핵심 부품 자체 생산 등 체계적 미래 준비
미래사업 준비에도 한창이다. LG전자는 전 세계에서 LTE-A(어드밴스트)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지난 6월 특허전문 컨설팅 기관 테크IPM에 따르면 기술 검토를 마친 LTE-A 특허 182건 중 LG전자가 보유한 특허가 23%로 가장 많았다. 최근 LG전자는 LTE 기술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특허 인력을 30% 늘렸다.LTE 특허도 최다 보유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앤드코에 따르면 LG전자는 전 세계 LTE 특허 중 가장 많은 23%를 보유하고 있고, 그 가치는 79억달러(약 9조4800억원)에 달해 업계 1위 수준이다.
LG전자는 내년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내장한 스마트폰을 선보일 계획이다. LG전자 측은 “핵심 부품을 자체 조달해 통신사의 요구에 즉각 대응하는 것뿐 아니라 하드웨어에 대한 경쟁력도 높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