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Issue] 인사청문회 'A학점' 옐런…양적완화 연기 우려 시각도

입력 2013-11-22 17:03  

2014년부터 미국 중앙은행(Fed)을 이끌 차기 의장으로 지명된 재닛 옐런 내정자가 “현재 미국 증시는 거품이 아니다”고 진단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의회에서 열린 상원 금융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다. ‘Fed의 양적완화 정책이 자산 거품을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을 일축하고, 매달 850억달러의 국채와 모기지채권을 사들이는 3차 양적완화 정책을 당분간 유지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옐런 내정자는 청문회에서 “양적완화 규모 축소(테이퍼링)의 시간표는 정해져 있지 않다”며 “어디까지나 경제 지표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적완화발(發) 주가 상승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주가, 거품 영역에 있지 않다"

Fed가 경기부양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3차 양적완화 정책은 주가를 끌어 올리는 데 크게 기여해 왔다. 제로 금리 상태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위험자산인 주식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낮아져 주택 시장도 꾸준한 회복세를 이어 왔다.

양적완화 반대론자들은 “기업과 경제의 기초체력에 비해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며 “양적완화가 금융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특히 2011년 이후 S&P500지수가 한 번도 10% 이상의 조정을 받지 않은 데다 올해 들어서만 24%나 오르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상승 피로감에 대한 우려가 컸다.

옐런 내정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이 같은 비판과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주식 가격이 꽤 가파르게 오른 건 사실”이라면서도 “주가수익비율(PER), 주식 리스크 프리미엄 등 전통적인 지표들을 보면 아직 주가가 거품이라고 볼 만한 영역에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옐런 부의장은 라스베이거스, 피닉스 등 일부 지역의 주택 시장이 과열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이 지역들은 금융위기로 주택 가격이 가장 크게 하락한 지역이기 때문에 가격 상승은 시장의 합리적인 반응일 뿐 거품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양적완화, 혜택 비용보다 크다"

시장의 관심은 Fed가 언제부터 테이퍼링에 나설지에 쏠려 있다. 옐런 내정자는 미리 준비된 발표문을 통해 “미국 경제는 여전히 Fed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업률(10월 7.3%)이 여전히 높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그동안 고용 시장에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테이퍼링에 나서기 전에) 고용시장 회복세를 지속할 만큼 빠르게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옐런 내정자는 질의응답 과정에서도 “양적완화의 혜택이 아직 비용보다 크다”고 말했다. 내달 17~18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을 시작할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그는 또 “테이퍼링을 시작하더라도 제로금리 정책 등 완화적인 통화정책은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옐런 내정자는 그러나 “금융시장 불안이라는 양적완화의 리스크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양적완화를 영원히 지속할 수는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언제부터 테이퍼링을 시작할지 시간표는 정해져 있지 않다”면서 “회의 때마다 고용시장에 진전이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변동성 줄이기 노력"

옐런 내정자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벤 버냉키 현 의장과 구별되는 점이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5월 테이퍼링 가능성을 처음 시사한 후 신흥국 자산 가격이 폭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진 것에 대해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옐런 내정자는 “우리는 불필요한 변동성을 줄이기를 원한다”며 “시장과 더욱 명확하게 소통하기 위해 두 배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의원들은 그의 답변에 대체로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공화당 의원 중에서는 “버냉키 의장과 비교해 더 나은 답변을 했다”(딘 헬러 상원의원)는 평가도 나왔다. 상원은 이르면 다음주 내로 옐런 내정자의 인준을 위한 표결을 실시한다. 무리 없이 인준안이 통과될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청문회를 지켜본 월스트리트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토니 크레센지 전략가는 “지식의 깊이, 커뮤니케이션 능력, 정책의 일관성 등 모든 면에서 옐런 내정자는 A학점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뉴욕=유창재 한국경제신문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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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성장률 반토막…아베노믹스 약발 '시들'


일본의 올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1%대로 급락했다. 연율 기준으로 4% 안팎을 오르내리던 지난 1, 2분기에 비해서는 반토막 수준이다. 엔화 가치 하락에도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기대만큼 좋아지지 않은 것이 성장률 하락의 주요 배경이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가 한계에 부딪힌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일본 내각부는 “지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5% 증가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1.9%에 해당한다. 올 들어 가장 나쁜 성적이다.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연율 4.1%와 3.8%를 기록했다.

3분기의 부진은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다. 불안 조짐은 수출 부문에서 일찌감치 감지됐다. 일본의 지난 9월 무역수지는 9321억엔 적자였다. 적자는 작년 7월 이후 15개월 연속으로 사상 최장 기록이다. 이로 인해 올 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 상반기(4~9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도 4조9891억엔으로 불어났다.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재무성이 발표한 9월 수출수량지수도 91.6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 낮아졌다. 지수가 하락한 것은 6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신흥국시장의 경기 둔화가 엔저(低) 효과를 반감시킨 것이다

내수를 지탱하는 가계소비가 그나마 플러스를 유지하며 성장률 하락 폭을 줄였지만 그마저도 지속 가능성에 물음표가 달린다. 일본 소비자들의 경기 판단이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10월 소비자태도지수는 41.2로 전달 대비 4.2포인트 낮아졌다. 하락 폭은 동일본 대지진이 터진 직후인 2011년 4월(5.3포인트) 이후 2년6개월 만의 최대치다.

도쿄=안재석 한국경제신문 특파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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