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2일까지 운영자금 및 투자자금 마련 등을 목적으로 자사주 처분 공시를 낸 건수는 47건. 지난해 같은 기간 35건에 비해 34.28% 증가했다. 자사주를 처분해 마련한 금액도 1666억5100만원에서 1851억6500만원으로 11.10% 늘어났다.
상장사들은 비상장법인보다 자금조달 측면에서 유리하다. 유상증자에 나서거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전환사채(CB) 등 자금조달을 위한 다양한 수단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여러 방법을 통해 금융권의 기업대출 금리보다 저렴하게 돈을 마련할 수 있다. 기업들의 상당수도 쉽게 자금조달을 하기 위해 상장을 고려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경기 침체 영향으로 시중에서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졌다. 실적이 악화되면서 신용등급이 떨어진 탓이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해외플랜트업체 신한은 지난 4월 자사주 17만2888주를 처분했다. 기업운영에 필요한 자금 9억5000만원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실적 부진으로 신용등급이 낮아져 시중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지자 고육책으로 자사주 처분을 선택했다.
이규선 신한 재무관리팀장은 "실적 부진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져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쉽지 않다" 며 "급한 불을 꺼야 할 경우 가진 자산을 처분해야 하는데 부동산은 단 시간 내에 처분이 어려워 자사주 처분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코스닥 상장사 새로닉스도 지난 6월 자사주 63만1267주를 팔아 운영자금과 투자재원을 확보했다. 유상증자나 사채 발행으로 시장에 부정적 인식을 심는 것보다 자사주를 처분해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게 낫다고 판단했다. 유상증자에 나서면 기존 주주 가치가 희석될 우려가 있고, 사채를 발행할 경우 재무구조 악화 우려가 나오는 등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설명이다.
허제홍 새로닉스 대표는 "유상증자를 할 경우 지분 희석 우려가 있고, 시장에 부정적 인식이 형성될 수도 있다"며 "자사주를 처분하게 되면 이런 걱정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에 자사주 처분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게 편하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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