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5~6년간 고생 끝 의미있는 성과 달성해
-모바일 시대 네이버, '플랫폼'에 집중
[ 도쿄(일본)= 김효진 기자 ] "대부분 사람들이 네이버가 처음부터 포털 1위 사업자이고, 힘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야후, 구글 등 글로벌 검색 엔진과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이 자리까지 올라왔습니다. 적어도 (정부가) 역차별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 겸 라인주식회사 회장이 10년 만에 공식석상에 깜짝 등장해 최근 정부 규제안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이 의장은 일본 도쿄 라인 주식회사 본사에서 열린 '가입자 3억명 돌파 카운트다운' 행사장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1999년 처음 사업을 시작해 전 세계 검색엔진과 경쟁을 벌이며 이 자리까지 왔다"며 "정부가 도와준 게 아니라 기업 대 기업으로 싸워서 여기까지 올라온 것"이라고 했다.
이 의장은 "적어도 (정부의) 역차별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한국에서 페이스북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전 세계 시장은 구글이 다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이 의장은 1999년 6월 네이버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2004년 1월부터 네이버 의사회 의장 직을 맡아왔으며, 지난해 1월부터는 라인 주식회사 회장 직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네이버가 한게임(현 NHN엔터테인먼트)과 분할되면서 네이버 CSO(최고전략책임자) 직을 사임, 라인 글로벌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의장이 10년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글로벌 메신저 '라인(LINE)'에 힘을 더 실어주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라인은 이날 글로벌 가입자 3억명을 돌파한 기념으로 자축 행사를 개최했다.
이 의장은 "지난 5~6년간 일본 사업이 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은둔했지만, 라인 글로벌 가입자가 3억명이란 의미있는 숫자가 나와 이 자리에 나섰다"며 "라인은 이제 의미있는 성과를 달성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는 다만 "라인의 가장 큰 경쟁자는 중국 '위챗'으로 올해 마케팅 비용만 2000억원을 집행했다"며 "라인 또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1000억원을 마케팅에 쏟았지만, 아직 해외에서 풀어야 할 숙제 또한 많다"고 했다.
이 의장은 "일본에서는 약 10년 동안 직접 부딪히면서 일본 이용자들의 성향을 알아냈는데, 지금 라인을 많이 쓰는 대만과 태국, 유럽, 남미에서는 조직을 만들고 이용자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 해외 사업은 네트워크와 인재 채용이 중요하지만, 미국과 중국 기업에 비해 한국 기업은 불리한 면이 없지 않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 의장은 "노키아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위상이 떨어진 것을 보면,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며 "모바일 시대에 네이버는 플랫폼에 집중하고, 후배들이 징검다리 삼아 건널 수 있는 성과와 사례를 만들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후배들을 위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의장은 "일본에서 글로벌이란 큰 흐름을 느낀 상황에서 한국 직원들을 보면, PC 시장 1등에 안주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있다"며 "시대가 변화할 때 절실하고 절박하게 변화해야 성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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