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증권사 동원 직접금융으로 자금 조달
이 기사는 11월21일(14:3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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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포스코건설이 송도국제업무지구 개발을 위해 약 2조원을 대출받을 때의 일이다. 당시 신한, 하나, 기업은행 등 13개 대주단은 포스코측에 다른 사업장의 분양까지 책임지라고 하는 등 강압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은행에 손을 벌릴 수 밖에 없던 터라 포스코는 7%대 금리에 토지와 건물을 몽땅 담보로 잡히고 나서야 리파이낸싱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6년, 만기 상환을 3년 앞두고 포스코건설이 반격을 개시했다. 대출금 전액을 올해 안에 중도 상환키로 한 것이다. 7개 증권사 연합군을 활용해 ABCP(자산담보부기업어음) 등을 발행, 직접 금융시장에서 대출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높은 금리로 만기 연장을 기대했던 은행들은 제대로 허를 찔린 셈이다. 게다가 은행이 조 단위 부동산금융 프로젝트를 증권사에 뺏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자본시장 업계 등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포스코건설과 미국 게일사가 3대7의 지분 비율로 2002년 합작해 만든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는 2조2700억원의 대출금 중도 상환을 기존 대주단에 통보했다. 대주단 관계자는 “대주단 모두 포스코건설과 대출 계약을 해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NSIC가 은행에 빌린 대출은 포스코건설이 3000억원 가량의 자금보충을 해 줘 이뤄진 것으로 포스코건설이 상환 책임을 지고 있다.
중도 상환금은 직접 금융 시장에서 조달한다. 이를 위해 포스코건설은 송도국제업무지구 자산을 6개 패키지로 나눠 각각의 자산을 기초로 ABCP, ABS(자산담보부증권) 등을 발행하기로 했다. 은행 계열 증권사를 제외한 7개 중대형 증권사들이 1조8200억원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각 증권사별 인수 금액은 1000억~2000억원 가량이다. 2조2700억원 가운데 나머지 4500억원은 외환은행(3000억원)과 SC제일은행(1500억원)이 토지 담보 대출을 해주기로 했다.
NSIC는 7%대이던 조달 금리를 4~5%대로 낮춰 수백억원의 이자 절감 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송도국제업무지구 개발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송도는 2003년 국내 최초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포스코와 게일사는 2020년까지 개발을 완료하기로 한 바 있다. 지난해 국제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 사무소를 유치하기도 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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