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안처리 올스톱에 부동산 시장 '냉각'

입력 2013-12-02 06:22  

부동산 관련 법안을 처리해야 할 국회의 파행이 장기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급랭하고 있다.

취득세 영구인하·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분양가 상한제 탄력운영 등 부동산 시장 활성화 조치들이 일제히 발목잡히면서 서울 집값은 하락세로 반전했고 주택 구매심리도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쟁으로 민생을 돌보지 않는 국회와 국회만 쳐다보고 있는 무기력한 정부로 인해 주택시장에 불신의 벽이 두터워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위 소관 부동산 법안은 지난 6월 국회 이후 5개월이 넘도록 단 한 번도 법안심사소위원회의 의결절차를 밟지 못했다.

법안심사소위원회는 법안 통과를 위한 첫 관문인데 5개월 동안 이 문턱을 넘어본 법안이 전무한 것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부동산 관련 법안은 분양가 상한제 탄력운영·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주택바우처 도입 등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과 행복주택 개념 정의와 특례 부여 등을 담은 보금자리주택특별법 개정안 등 굵직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국토위 소위는 지난달 15일 리모델링 수직증축(주택법), 개발부담금을 한시 감면(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 등 일부 법안에 대해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당 지도부의 반대를 들어 의결은 하지 않았다.

재개발·재건축 사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분양가 상한제 탄력운영은 아예 논의 대상에서 제외하며 사실상 연내 통과가 물건너갔다.

당초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던 리모델링 수직증축은 법 처리 지연으로 내년 3월 시행도 어려운 상황이다.

안전행정위원회 소관 취득세 영구 인하와 기획재정위원회 소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법안은 해당 위원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거래를 회복시켜줄 이들 핵심 법안들이 표류하면서 부동산 시장은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6% 하락했다. 월간 변동률로는 지난 8월 이후 3개월 만의 하락세다.

양도세 한시 감면과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취득세 면제 혜택이 올해 말로 종료됨에 따라 혜택을 누리려는 실수요자들이 몰릴 시기인데도 서울 집값은 11월 둘째주 이후 3주 연속 내리막을 보였다.

신도시와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값도 한달이 넘도록 가격 변동이 없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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