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수학 1위 한국, 흥미는 '꼴찌 수준'

입력 2013-12-03 21:11   수정 2013-12-04 05:03

만 15세 학생 51만명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
읽기·과학도 상위권…中상하이 전과목 1위



[ 강현우 기자 ]
한국의 만 15세 학생(중3~고1)의 수학·읽기(이해도)·과학 성적이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나 흥미는 최하위권에 머물러 대조적이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65개국의 15세 학생 51만명(한국 5201명 무작위 선정)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2012’ 결과를 3일 발표했다. OECD는 2000년부터 3년 주기로 PISA를 실시하고 있으며, 매번 주된 과목(이번엔 수학)을 정해 자신감, 흥미도 등 정서적인 특성을 추가로 조사한다.

○수학 1위, 읽기 1~2위, 과학 2~4위

한국은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수학 1위, 읽기 1~2위, 과학 2~4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응시 학생 수가 나라마다 다르고 대상 학생을 무작위로 선발하는 등의 통계적 오류를 감안해 ‘PISA 2009’부터 대부분 순위를 범위로 표시한다. 비회원국을 포함한 65개국 중에선 한국이 수학 3~5위, 읽기 3~5위, 과학 5~8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수학에서 554점(평균 500점 기준)을 기록, 지난 평가보다 8점 올랐다. 2006년 이후 세 차례 연속 OECD 1위다. 비회원국 포함시 상하이(중국)가 613점으로 1위, 싱가포르가 573점으로 2위를 각각 차지했다.

중국은 경제협력 파트너 자격으로 ‘PISA 2009’부터 도시별(상하이·마카오·홍콩)로 참가하고 있으며, ‘PISA 2015’부터는 단일 국가로 참여할 예정이다.

홈페이지나 이메일 등의 예시문을 주고 내용을 파악하는 문제 등이 나오는 읽기 영역에서 한국은 536점으로 지난 평가보다 3점 내려갔고 순위도 2~4위에서 소폭 떨어졌다. 과학 점수는 538점으로 지난 평가와 같았지만 순위는 4~7위에서 5~8위로 내려갔다.

읽기와 과학 모두 상위 세 자리까지 비회원국인 상하이(중국) 홍콩(중국) 싱가포르가 순서대로 차지했다.


○‘공부 잘하지만 자신감 부족’ 여전

한국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불안감이나 흥미는 최하위권이었다. 정서적인 특성 가운데 한국의 자신감 지표(클수록 자신감 부족)는 0.31로, 조사 대상 65개국 중 51위에 그쳤다. 한국과 비슷한 성적대에서 자신감 지표가 높은 나라는 일본(성적 6~9위·자신감 54위), 대만(성적 3~5위·자신감 50위) 등이었다. 김성숙 평가원 교육평가본부장은 “동아시아 유교문화권 학생들의 자신감이 낮게 나오는 공통점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네덜란드(성적 10위) 덴마크(22위) 스웨덴(38위) 핀란드(12위) 등이 자신감 부문에서 1~4위를 차지해 북유럽 국가가 학생들에게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길러주는 교육을 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수학시간이 기다려진다’ 등을 물어본 흥미 지표에서 한국은 -0.2(평균 0 기준)로 65개국 중 58위에 머물렀다. 다만 성적이 좋은 다른 국가 학생들도 대부분 흥미 지표는 낮게 나왔다. 교육 강국으로 알려진 핀란드는 자신감은 4위였지만 흥미도는 59위로 한국보다 낮았다. 수학의 정서적인 특성을 조사했던 ‘PISA 2003’과 비교할 때 한국 학생들의 자신감 지표는 0.34에서 0.31로 소폭 호전됐지만 흥미도는 -0.15에서 -0.2로 더 내려갔다. 한국 학생들이 공부는 잘하지만 자신감이나 흥미를 갖지 못한다는 결과가 9년 전에 이어 되풀이된 것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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