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절반 이상 해외서 1조 브랜드 5개 육성"
[ 임현우 기자 ]
“매출의 51% 이상을 한국 밖에서 올리는 회사가 되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최근 해외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던진 특명이다. 그는 해외 매출이 국내를 추월한 ‘라네즈’와 ‘마몽드’를 언급하면서 이런 브랜드가 더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이런 서 회장의 화두에 맞춰 해외 사업에 사실상 ‘올인’하는 중장기 전략을 완성했다. 국내가 아닌 해외 비중을 높이고, 연 1조원대 매출을 올리는 초대형 브랜드를 다섯 개 육성한다는 게 핵심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2020년 매출 12조원, 영업이익률 15%, 해외매출 비중 51% 달성을 핵심으로 하는 중장기 전략을 완성해 기관투자가에 공개했다. 회사 측이 예상한 올해 매출이 3조9000억원, 해외 비중이 17%임을 감안하면 결코 만만찮은 목표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화장품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감안, 해외 매출을 연평균 38%씩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공격적인 글로벌 마케팅으로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일 방침이다. “해외 성장 목표가 시장의 기대를 넘어서는 수준”(이지연 KB투자증권 연구원)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아모레퍼시픽은 2020년까지 연 매출 1조원대의 초대형 브랜드를 다섯 개 육성하기로 했다. 그 대상으로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에뛰드’를 콕 찍어 제시했다. 업계에선 저가 브랜드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가 포함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10년간 중·고가 브랜드인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를 중심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했지만, 앞으로는 저가시장도 공략하겠다는 전략의 변화 때문이다.
해외 사업의 중심은 역시 중국이다. 중국에서만 내년 5000억원, 2016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중국 비중을 올해 10%에서 2020년 28%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니스프리의 경우 지난해 중국에 처음 진출해 매장을 47개로 늘렸고, 내년 상반기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전망이다. 에뛰드는 지난달 상하이에 중국 1호점을 열고 대대적인 ‘한류 마케팅’을 시작했다.
에뛰드는 해외매출 비중을 올해 6%에서 2020년 54%로 높인다는 게 목표다. 이니스프리는 24%에서 64%, 설화수도 9%에서 32%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이미 매출의 반 이상이 해외에서 나오는 라네즈(53%)와 마몽드(70%)도 비중을 각각 65%, 85%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번 청사진대로 성장한다면 아모레퍼시픽은 7년 뒤 로레알, P&G, 에스티로더에 이어 세계 4위, 아시아 1위 화장품 회사가 된다. 이정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등 해외 사업 강화는 방향성이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인터넷, 모바일, 홈쇼핑 등 이른바 ‘디지털’ 채널에 적극 투자한다는 뜻을 내놨다. 노화, 비만, 탈모 예방 등 의학의 영역에 가까운 ‘메디컬 뷰티’ 부문으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뜻도 밝혔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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