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가 심상치 않다. 엔·달러 환율은 최근 달러당 103엔을 넘어서며 올 상반기에 이어 2차 엔저 공습 우려를 낳고 있다.
5일 오전 10시46분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31엔(0.30%) 떨어진 달러당 102.23엔을 나타내고 있다.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올 상반기 글로벌 증시 호조에도 국내 증시를 주춤하게 만들었던 '엔저 공포'가 재현되고 있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엔화 가치가 떨어지는 속도가 빠르다" 며 "금융위기 이후 일본과의 수출 경합에서 누렸던 이익이 줄어들 것에 대한 우려가 생겨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엔·달러 환율 급등은 미국 중앙은행(Fed)과 일본 중앙은행(BOJ)의 통화 정책에서 비롯됐다.
BOJ가 내년 위험자산 매입을 통한 추가 양적완화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에 엔·달러 환율은 지난 3일 달러당 103엔을 돌파했다. 올 5월17일 기록했던 연중 최고치 103.21엔에 근접했다.
Fed의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단행 우려도 엔화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양적완화 축소 시 엔·달러 환율은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테이퍼링이 조기 시행될 경우 미국과 일본간 실질금리 차가 커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10엔 대에 진입하는 2차 엔저가 전개될 경우 내년 한국 수출에 적신호가 켜질 가능성이 높다. 내년 수출 전망치(연간 6.5% 증가) 하향 조정도 불가피하다.
김지현 동양증권 연구원 "BOJ의 추가 양적완화는 거의 기정사실화됐다" 며 "내년 4월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경기부양이 필요한 상황이고, 내년 물가 목표를 예정대로 달성하기 위해서도 추가 양적완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의 타격이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일정 부분 타격이 예상되지만 과거만큼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IT업종의 경우 엔화 약세에 따른 글로벌 경쟁력 훼손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며 "자동차 업종은 과거에 비해 민감도가 떨어졌지만 일정 부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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