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리병 속의 일본' … 일본인도 모르는 일본, 뭐지

입력 2013-12-05 16:28   수정 2013-12-0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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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진 기자 ] 일본인들도 모르는 '일본' 본래 모습을 가감없이 밝힌 책이 나왔다. 회제의 책은 '호리병 속의 일본(국중호·한울 출간)'. 저자 국중호 교수(히토츠바시대 경제학)는 일본 현지에서 20여년간 바라본 일본의 모습과 그 때 마다 떠오른 생각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국 교수는 "일본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동안 자괴감을 감출 수 없었다" 며 "경제학은 인간 내면의 행복 증진과 박탈감 해소에 아무런 답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일본생활에서 느낀 자괴감과 사회고발을 묶어 나름의 생각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책을 썼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올해 '일본을 되찾는다'란 표어를 내걸고 국민들을 몰아부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아베노믹스'로 국민들애게 일본경제 회복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하지만 '언제'의 일본을 되찾겠다는 건지 애매하다.

저자는 바로 이 애매함에서 '거대한 무책임'으로 점철된 일본의 역사를 찾아냈다. 일본이 애매함에 막연한 기대를 걸고 안도감을 느낄 동안 책임의 주체는 중요하지 않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경제학을 전공한 국 교수는 보다 냉철한 시각으로 일본 사회를 응시한다. '호리병 속의 일본'은 20여 년간 일본 사회를 마주한 한국인 교수의 사회 고발이자 자기 성찰에 관한 이야기다.

일본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 차갑지만은 않다. 때론 측은함으로, 때론 따뜻함을 머금은 시선으로 일본 사회 곳곳을 들여다 본다.

'호리병 속의 일본'은 안으로 삭이는 일본인의 습성, 정서를 의미한다. 일본인의 정서는 흑백을 구분하는 단정적 접근보다 '회색의 상호 관련 접근'에 가깝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이런 일본인 특유의 습성이 한 우물만 파는 일본의 '장인'을 키워냈다고 설명한다.

국 교수의 시선이 일본에만 머물러 있지도 않다. 일본에서 바라본 한국과 국제사회의 이야기들이 책 곳곳에서 눈길을 끈다. 이야기를 따라 책장을 넘기다 보면 일본인도 모르는 일본, 우리도 알아차리지 못한 '한국인' 본래 모습들을 발견하게 된다.

국중호 교수는 서강대를 졸업한 뒤 고려대와 일본 히토쓰바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 UC버클리 방문학자로 활동했다. 현재 요코하마 시립대학 국제종합과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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