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측근 2명 공개처형 죄명, 유일영도체계 거부 등 3가지"

입력 2013-12-05 18:37   수정 2013-12-05 19:30

실각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장성택 부위원장의 측근, 리룡하 당중앙위원회 행정부 제1부부장과 장수길 행정부 부부장가 '월권' 및 '분파행위',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 거부' 등 3가지 죄명으로 공개처형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5일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리룡하와 장수길이 장성택 등 뒤에 숨어 당 위의 당으로, 내각 위의 내각으로 군림하려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전했다.

정 위원은 이어 "리룡하와 장수길 모두 당 중앙위원회의 간부들이므로 이들의 반당 혐의에 대한 조사는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과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에 의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들 공개처형에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이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황병서 조직지도부 부부장이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룡해가 관장하는 총정치국이 당 중앙위원회 행정부에 대해 조사할 권한이 없는 점을 고려할 때 최룡해나 군부가 장성택 측근의 숙청에 관여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정 위원은 "리룡하와 장수길의 공개처형 시기는 지난달 29일 김정은의 삼지연군 방문 직전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정은은 리룡해와 장수길의 공개처형 후 핵심 측근들과 함께 삼지연을 방문, 장성택의 실각으로 인한 업무 공백을 메우고, 장성택이 담당하는 외자유치, 체육지도 등의 권한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지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 김정은의 전용열차는 아직 평양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백두산지구 체육촌을 비롯해 양강도 삼지연군의 여러 곳을 돌아봤다고 지난달 30일 보도한 바 있다.

장성택은 자택에 칩거한 채 자아비판을 강요당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구체적인 소재는 확인이 안 된다"면서도 "처형된 측근들처럼 조치가 내려졌거나 하는 것이 없고 쫓겨난 징후도 없다"고 말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가 이날 개최한 학술회의에서 북한 외교관 출신의 고영환 수석연구위원은 "지금 장성택은 분명히 살아서 모처에서 반성문을 쓰겠지만, 몇 달 후 다시 갑자기 나타날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김경희가 살아 있는 한 김일성의 유일한 사위인 장성택을 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장성택 측근들에 대한 숙청 작업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장성택의 조카인 장용철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 가족 일행이 5일 오전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공항에서 고려항공 JS-156편으로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북한으로 돌아간 장 대사 가족 일행은 40대로 보이는 부인 박춘희와 20대 중반의 아들 장태령·장태웅 등 모두 3명이다.

이와 함께 장성택의 누나이자 전영진 쿠바 주재 대사 부인인 장계순 일가족도 이날 베이징 공항에서 고려항공 JS-252편으로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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