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진석 기자 ] 이병호 현대자동차 미국판매법인(HMA) 부사장은 현대차가 미국시장에 진출한 초창기인 1987년 부품 수출 및 마케팅 담당 과장으로 근무했다. 당시 현대차가 북미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실무적인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9년부터 2006년까지는 해외 및 스포츠마케팅을 총괄하며 ‘2002년 한·일 월드컵’과 같은 대규모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또 세계에서 열리는 모터쇼의 참가 및 운영 체계를 재정립해 현대차의 글로벌 이미지 개선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2009년 1월에는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미국 경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바닥’이었다. 이 부사장은 어려움에 처한 미국 자동차 시장상황을 ‘중고차 가격보장 프로그램’ 등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역이용했다. 이 덕분에 연간 40만대 수준에 머물던 현대차의 미국 판매 대수가 큰 폭으로 늘었다. 2010년 53만대, 2011년 64만대, 2012년 70만대의 판매실적을 거뒀다. 미국 시장 성장을 발판으로 삼은 현대차는 글로벌 5위 자동차 기업으로 도약했으며, 한국의 수출시장 확대 및 국가 브랜드 향상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중고차 가격보장과 하이브리드카 배터리 보장 프로그램 등 이 부사장이 고안한 마케팅 프로그램은 미국 마케팅 업계에서도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와 함께 미국 아카데미 및 그래미 시상식 자동차 부문 독점 후원 등 문화 마케팅을 활용, 제네시스와 에쿠스 등 고급차의 성공적인 미국 시장 출시를 주도했다. 기존 중소형차 중심이던 현대차 미국 시장 판매 제품의 질을 한 단계 향상시킨 것이다. 이에 힘입어 2009년 이전에는 3%에도 미치지 못하던 현대차의 미국 내 시장점유율은 5% 가까이 올라갔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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