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경목 기자 ] “맑은 날 지붕을 고쳐야 한다.”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5일 대폭 개선된 성장률 전망을 내놓으며 “이럴 때일수록 재정 긴축에 더욱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는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6%에서 1.4%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4%로 기존 전망치(1.8%)보다 높여 잡았다. 이 같은 전망치 상향 폭은 14년래 최대치다. 오즈번 장관은 “긴축정책 성과에 힘입어 영국 경제가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경제성장률이 0.4% 후퇴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과 대비된다.
경제 상황이 좋아지면서 2018~2019회계연도에는 2000년 이후 최초로 흑자 재정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럼에도 오즈번 장관은 “일자리 창출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어 긴축의 고삐를 조이기 위한 어려운 결단을 더 내려야 한다”며 감세 및 재정지출 확대는 고려하지 않겠다고 했다.
오즈번 장관의 발표가 나온 직후 ECB는 올해 유로존의 마이너스 성장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기준금리를 0.25%로 동결했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1.4%, 내년엔 1.1%까지 떨어져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중 물가하락) 우려까지 제기되자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일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 들어 영국 경제가 보여온 긍정적 실적에 우리도 놀라고 있다”며 AAA등급에서 ‘부정적’인 영국의 신용등급을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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