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37 '퀸 연아'…단숨에 시즌 최고 점수

입력 2013-12-07 02:58  

자그레브 대회, 쇼트프로그램 가뿐히 1위
아사다 마오 기록 앞질러



[ 서기열 기자 ]
‘피겨 여왕’ 김연아(23)가 올시즌 첫 실전 무대 쇼트프로그램에서 73.37점을 받아 대회 1위에 올랐다. 김연아는 단번에 올시즌 최고점을 경신하며 세계 최고임을 과시했다.

김연아는 6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돔 스포르토바 빙상장에서 열린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8.37점과 예술점수(PCS) 35.00점을 더해 73.37점을 기록했다. 대회 2위를 차지한 안도 미키(62.81점)를 가볍게 제쳤다.

이날 김연아가 기록한 73.37점은 올시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최고점이다. 종전 기록은 지난 10월 아사다 마오(일본)가 그랑프리 시리즈 1차대회 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 기록한 73.18점. 김연아는 아사다가 기록한 점수를 넘어 올시즌 쇼트프로그램 최고점을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피겨여왕’임을 증명했다. 그가 2006년 시니어 무대에 올라온 뒤 국제대회에서 받은 점수 중 통산 다섯 번째로 높다.

오른발 부상으로 뒤늦게 올림픽 시즌을 시작한 김연아는 그 첫 무대에서 고득점에 성공, 부상 우려를 씻었다. 김연아는 올여름부터 준비해 온 쇼트프로그램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를 이날 실전 무대에서 처음 공개했다. 한 차례 점프 착지에서 아쉬움이 남았지만, 전체적으로 나무랄 데 없는 연기였다.

조명을 받아 노란빛이 감도는 올리브그린색 의상을 입고 빙판 가운데 선 김연아는 잔잔한 선율과 함께 어깨를 웅크리며 늘어뜨린 팔을 뻗어 올리고는 스케이트로 원을 그리는 동작과 함께 연기를 시작했다.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10점)를 깨끗하게 소화했다.

김연아는 훈련에서 이 점프를 할 때 좁은 링크장 탓에 비거리를 맞추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실전에서는 연결 점프까지 문제없이 착지했다. 이어 트리플 플립(기본점 5.30점) 점프를 정확히 뛰어오른 김연아는 카멜 스핀을 선보이며 연기의 전반부를 마무리했다.

음악의 중간 지점인 1분25초를 지나 점프의 기본점에 10% 가산점이 붙는 구간이 오자 더블 악셀 점프(기본점 3.30점)를 뛰며 연기의 후반부를 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착지가 불안정해 살짝 얼음을 짚으며 기우뚱하는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하지만 안정을 되찾은 김연아는 스핀을 소화하며 끊어진 흐름을 다시 이었다. 잔잔하게 이어지던 음악이 다시 살짝 높아지면서 감정을 끌어올리는 마지막 부분이 다가오자 김연아는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에 돌입했다. 스핀 이후에는 앞으로 나오면서 양팔을 부드럽게 뻗는 동작과 함께 연기를 마쳤다.

경기를 마친 후 김연아는 “매일 연습해 온 만큼 연습한 대로만 하려했다”며 “실수를 했는데도 점수가 잘 나온 것 같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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