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세 피하기' 꼼수 시각도
'디스플레이' 향방이 관건
[ 이해성 기자 ]
▶마켓인사이트 12월8일 오전 9시5분
일진그룹이 ‘2세 경영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창업자 허진규 회장(사진)이 일진디스플레이를 제외한 주력 계열사들을 장남에 이어 차남과 딸이 지배하는 구조로 바꾸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허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일진디스플레이를 누구에게, 언제 넘길지에 쏠리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허 회장의 차남인 허재명 사장이 지배하는 일진머티리얼즈는 최근 일진유니스코 주식 40만1410주(지분율 65.61%)를 64억원에 사들였다. 허 회장(61.91%)과 큰딸 세경씨(3.7%) 보유지분을 매입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진머티리얼즈가 보유한 일진유니스코 지분은 79.4%로 확대됐다. 허 사장이 나머지 지분 20.6%를 갖고 있는 만큼 일진유니스코는 사실상 허 사장의 100% 소유가 됐다. 허 사장 입장에선 자기 돈을 투입하지 않고도 일진유니스코를 접수한 셈이 됐다. 일진유니스코는 유리 소재를 이용해 건물 외관을 꾸미는 ‘커튼월 공법’을 시공하는 건설업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일진유니스코 지분을 사들이는 대신 일진반도체 보유지분 17.53%를 세경씨에게 43억원을 받고 팔았다. 덕분에 세경씨의 일진반도체 지분은 35.06%로 늘어나며, 남편 김하철 일진반도체 대표(17.53%)와 함께 과반이 넘는 의결권을 확보하게 됐다.
허 회장은 앞서 지난달 21일에는 일진그룹 지주회사인 일진홀딩스 보유주식 전량(15.3%)을 일진파트너스에 넘겼다. 일진파트너스는 장남인 허정석 일진홀딩스 사장이 100% 보유한 회사다. 이번 거래로 일진파트너스의 일진홀딩스 지분율은 24.64%로 확대됐다. 허 사장이 직접 일진홀딩스 지분 29.12%를 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과반이 넘는 지분을 손에 넣은 셈이다.
일진은 대주주 간 지분 매매를 통해 △장남-일진홀딩스, 일진전기, 일진다이아몬드 △차남-일진머리티얼즈, 일진유니스코, 일진LED, 삼영토건 △장녀-일진반도체 구도로 짠 후계구도의 ‘9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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