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외국인이 주식 장바구니에서 가장 많이 덜어낸 종목은 삼성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가장 많이 쓸어담은 종목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달하는 만큼 이들의 매수·매도 동향은 해당 기업 주가에도 적잖은 영항을 끼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월2일부터 이달 5일 현재 금액기준으로 외국인 순매도 1위는 삼성전자다.
외국인들은 이 기간동안 총 1조2097억9300만원 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내다 팔았다. 지난해 순매수 상위에 올랐던 것과 달리 올해는 외국인들의 거센 매도 압력을 견디지 못했다. 주가는 152만2000원에서 144만원으로 5.39% 하락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외국인 매도세가 컸던 종목은 삼성엔지니어링이다. 총 6593억1400만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이 회사 주가는 16만5500원에서 5만8400원으로 64% 이상 빠졌다.
KT(5706억7500만원), NHN엔터테인먼트(4869억8800만원), 이마트(4828억2800만원) 등도 외국인이 많은 물량을 매도한 종목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시총비중이 크기 때문에 양으로는 조금만 팔아도 금액 기준으로는 가장 클 수 밖에 없다"며 "외국인의 누적 매도가 컸다고 해서 반드시 '투자매력'이 떨어진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불안감이 매도세를 키웠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에서 예전과 같은 성장세를 지속하기 힘들다는 우려가 주식을 팔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순매도 1위를 기록한 건 시총비중에 따른 영향이 있다"면서도 "스마트폰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면서 조정을 받은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같은 전기전자 업종에 해당하는 SK하이닉스는 순매수 1위에 올랐다. 외국인은 올 들어 3조6367억원 어치의 SK하이닉스 주식을 사들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순매수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간 동안 SK하이닉스 주가는 2만5750원에서 3만4250원까지 올라 33%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날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장 중 3만6300원을 찍고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들에게 삼성전자는 반도체 회사라기 보다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IT회사로 여겨진다"며 "반도체 업종을 매수한다면 삼성전자가 아닌 SK하이닉스를 최우선으로 사는 경향이 1~2년 전부터 강해졌다"고 말했다.
순매수 2위에 오른 종목은 지난 8월 재상장한 NAVER다. 외국인들은 총 9240억9900만원 어치의 NAVER 주식을 사들였다. SK텔레콤(6867억3400만원), 한국타이어(5291억4300만원), 포스코(4712억9100만원), 삼성SDI(4350억원), 현대차(3651억원) 등도 매수세가 강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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